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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강원래 만난 안철수에, 정세균 “선거에 방역이용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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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그렇지 않아도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의 불안감을 파고들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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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지역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태원 지역 상인인 강원래 대표의 고충과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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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그룹 클론 출신의 가수 강원래 등 서울 이태원 일대 상인들을 만나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의 문제점을 지적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안 대표는 전날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행성 동물이냐”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제 정치권 일각서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두고 ‘코로나가 무슨 야행성 동물인가’, 혹은 ‘비과학적·비상식적 영업규제’라며 당장 철폐를 요구했다고 한다”며 “방역을 정치에 끌어들여 갑론을박하며 시간을 허비할 만큼 현장의 상황은 한가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인내하며 방역에 동참해주고 있는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언행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거리두기의 가장 큰 원칙은 접촉 기회 최소화인데 오후 9시 이후는 식사 후 2차 활동이 급증해 만남과 접촉, 이동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시간대고, 심야로 갈수록 현장 방역관리가 어려워지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연말 하루 1000명을 훌쩍 넘던 확진자가 점차 줄고 있는 것도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과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효과가 컸다는 것이 대다수 방역전문가의 판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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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찾아 이태원 지역 상인들과 상권 점검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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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 꼴등” 발언했다가 집중포화 맞은 강원래 결국 사과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는 지난 20일 소상공인들과 가진 현장 간담회에서 “전 국민이 고통받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을 겪는 분이 자영업자들”이라며 “9시에 문을 닫으라는 건 영업금지와 마찬가지이고, 기준이라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주먹구구식”이라고 했다.

강원래는 이 자리에서 “K팝이 세계 최고,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방역은 전세계에서 꼴등인 것 같다”며 “여기 빈 가게만 봐도 마음이 미어진다. 니네가 알아서 해야지' 이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태원에서 펍스타일 바 ‘문나이트’를 운영하던 강원래는 코로나 사태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11월 “인수하실 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문나이트 운영 포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강원래의 발언이 알려지자 친문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네티즌들이 악플이 쏟아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에서 인성 별로로 나오더니, 역시 하는 짓이” “K방역 덕분에 당신이 살아있는 거라 생각은 안 하나보다”고 비난했고, 장애인인 강원래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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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자 강원래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과문에서 “죄송합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방역 관련해 열심히 노력해준 관계자, 의료진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간담회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자리도 아니었는데, 정치적으로 해석돼 조금은 아쉽다”고 했다.

◇ 원희룡 “섬뜩한 폭력”… 안철수 “강원래는 자영업자… 지지자 아냐”

강원래에 대한 인신공격성 악플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1일 강원래가 일부 친문(親文)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고 사과한 것에 대해 “섬뜩한 폭력”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급기야 고단한 일상을 호소했던 한 시민이 비인간적인 공격에 시리고 아픈 무릎을 꿇었다”며 “상대방을 비판할 때도 지켜야 할 금도라는 게 있는 법”이라고 했다. 그는 “방역 기준을 비판하며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에게 차마 해서는 안될 표현까지 써가며 좌표를 찍어 공격하다니”라며 “이런 폭력이 토론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같은 거냐”고 했다.

22일엔 안 대표가 직접 나서 강원래 대신 자신을 비판하라고 했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강원래씨는 내가 이태원을 방문했을 때 자영업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충을 호소하기 위해 나왔던 것이지, 내 지지자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며 “혹시라도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면 나에게 쏟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안 대표는 “생존의 절벽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고 절박한 상황이면 그렇게까지 말했을까 하고 이해할 일이지, 문 정권 지지자 분들이 정치적으로 공격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현장의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현 정권 지지자 분들의 현명한 대처일 것”이라고 했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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