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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포커스] 연기 후 취소?…위기의 도쿄올림픽과 도미노처럼 이어질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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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타임스 "日 정부 도쿄올림픽 취소 내부 결정" 파장

日 2032 올림픽 추진하면 남북 공동개최 악영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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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이제 아예 취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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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전쟁 외에는 어떤 이유로도 취소된 적 없었던 올림픽이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일까. 이미 1년 연기된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이 아예 취소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진지하게 들리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취소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을 요구한 일본 연립여당(자민·공민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 "도쿄올림픽 취소를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2032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1일에는 "일본의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올해 올림픽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있었고 같은 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도쿄도청 간부를 인용,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도내 의료현장은 위기 상황에 있다"면서 "올림픽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모두가 '올림픽은 무리'란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일본 정부는 일축하고 나섰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부대변인 사카이 마나부 관방 부장관(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더 타임스 보도와 관련 "그런 사실이 없다"며 "딱 잘라서 부정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올림픽을 실현하기로 결심했다. IOC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개최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 차원에서 진화에 나서고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는 시각은 회의적이다. 일단 일본, 특히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NHK 방송에 따르면 21일 일본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5652명이었다. 사흘 연속 5000명을 넘어섰다. 도쿄도에서만 1471명이 새로 확인됐는데, 벌써 9일째 1000명을 넘기고 있다.

일본 국민들조차 대회 개최에 부정적이다. NHK가 지난 9~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여름 도쿄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16%에 불과한 반면,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38%,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3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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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올림픽을 또 연기하기는 어렵다. 남은 것은 강행 아니면 취소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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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년 연기된 상황에서 또 미루는 것은 어렵다. 특히 2022년에는 또 다른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베이징 동계올림픽(2월)과 FIFA 카타르 월드컵(11월)도 있다. 결국 강행 아니면 전면 취소의 저울질이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재정적 타격'이다.

지난해 11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대회의 1년 연기로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추가 부담할 경비가 약 2000억엔(2조10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애초 3000억엔 가량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많이 낮추는 것에는 성공했다. 그 자체도 큰데 아예 취소된다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외신들은 이미 대회 준비에 들어간 비용으로 250억 달러(27조6000억원)를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올림픽 연기가 결정될 때 미야모토 가쓰히로 오사카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회가 아예 취소되면 손실이 4조5000억엔(약 47조9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의 대형증권사 'SMBC닛코증권'은 그보다 많은 7조8000억엔(약89조원) 손실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보다도 강하게 대회 개최를 바라고 있으며 여전히 "취소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IOC는, 재정적인 손실 이후도 걱정이다. 과거에 비해 위상이 많이 떨어진 올림픽이다. 예전에는 부와 영예를 동시에 가져다주는 이벤트였고 때문에 치열한 유치전이 펼쳐졌으나 지금 공기는 다르다. 가뜩이나 대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도시들이 줄고 있는데 이번과 같은 '최악의 케이스'까지 올림픽사에 남게 된다면 타격이 크다.

손해 수습을 위해서는 대회를 치르는 게 낫지만, 점점 '그래도 무조건'을 외치기가 어려운 모양새다. 어쩌면 빨리 수습하고 '다음'을 도모하는 것이 차선이라 판단했을 공산도 적잖다. 더 타임스 보도에서 "2032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는 내용은 주목할 만하다.

IOC는 이미 2024년은 프랑스 파리, 2028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하계 올림픽 개최를 확정했다. 일본은 그 다음 차례인 2032년 개최를 노리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때 남북 공동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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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속에 1년을 버텨낸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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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1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이기흥 회장은 공약 사항 중 하나로 '2032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와 남북체육교류 추진'을 내세웠다. 체육회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사를 통해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는 남북이 한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고 함께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IOC 입장에서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과 북이 함께 공동으로 대회를 개최,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그림은 꽤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취소된다면, 큰 피해를 입은 일본에게 다음 개최권을 안겨줄 가능성도 적잖다.

일본과 IOC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으나 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다. 올림픽 무대의 주인공인 선수들에게 가해질 고통은 짐작도 어렵다.

너무 불행한 세대다. 이미 2020년 여름으로 시계를 맞춰놓고 질주하다 1년 연기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슨해졌다. 그래도 막연한 기다림 속에 땀을 흘려왔으나 다시 맥빠지는 상황 앞에 놓였다.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던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그 무대에 오르는 순간만 매일 상상하며 훈련했던 이들에게는 정말 악몽 같은 현실이 찾아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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