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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익공유제' 민감한 때에…기업·금융수장에 압박 신호 준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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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같은 날 IT업계·금융 수장 만나
이익공유사례 듣고, 여당 정책 메시지 전달
"이익공유제 압박 없다" 강조하지만
"금융권 수장 모아 협조요청 이례적" 목소리
한국일보

2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K뉴딜 지원 방안’ 회의에서 김진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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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제 이슈가 뜨거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보기술(IT) 플랫폼 업계를 만나 이익 공유 사례를 청취하는가 하면, 금융그룹 수장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이익공유제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듯한 신호를 줬다. 여당은 "(이익공유제를) 강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반시장적 요인으로 우려를 드러내는 기업들에는 집권 여당의 작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IT 플랫폼 업계와 만나 '이익공유제'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홍익표 정책위의장 등은 이날 국회에서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플랫폼 기업 단체들과 '플랫폼기업 이익공유제 화상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플랫폼기업들은 나름대로 이익공유를 이미 실천하고 있고 그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오늘 그 연장선상에서 상생 연대를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자 모셨다"고 말했다.

이익공유제를 화두로 던진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어느 경우에도 이익공유제를 강제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사회적 투자를 하게 되면 이익을 돌려드려 같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을 경계했다.

다만 협회 관계자들은 민원을 쏟아 냈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드는 플랫폼 공정화법에 지나친 규정이 들어가는데 대한 우려와 해외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토종 플랫폼 기업이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 등이었다.

민주당은 당초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개별 기업과 간담회를 추진했지만, 해당 업체들이 부담스러워 해 이들이 속한 협회로 참석 대상을 바꿨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허영 대변인은 "협회가 이익공유 사례를 더 풍부하게 알 것으로 판단해 협회를 부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5대 금융그룹 수장들을 만나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자제하고 한국판(K) 뉴딜에 동참할 것을 강조하는 등 금융권에 여당의 정책 메시지도 분명히 전달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이익 공유제' 등 은행권이 민감해할 수 있는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다. 다만 여당이 금융권 수장들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현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을 킬 수 있어, 모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인 김진표 의원과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관석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금융권 주요 인사들과 ‘한국판 뉴딜 금융권 참여방안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는 여권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5대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은행·금융투자·보험 등 업권별 협회장들도 함께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불편한 얘기가 오간 것은 아니지만, 정부도 아닌 정당이 금융권 수장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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