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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테슬라, 차등보조금 발표에 '화들짝'…모델3 롱레인지 가격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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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링모델 보조금 1250만원→513만원으로 뚝

국고보조금 독식 막을 듯…테슬라 가격정책 향방 주목

뉴스1

테슬라 모델 3 2019.3.2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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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정부가 올해부터 6000만원 이상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을 절반으로 삭감하면서 테슬라가 향후 모델3 롱레인지 트림 등의 가격을 내릴지 주목된다.

모델3 롱레인지는 테슬라 모델3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트림이다. 가격은 6500만원대로 고가지만, 그간 정부보조금을 발판으로 대폭 할인해 '테슬라 붐'을 일으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차량가격대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지급하는 내용의 무공해차(전기·수소차) 보조금 개편을 발표하면서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한 테슬라의 가격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가격을 내리지 않을시 인기모델에 붙는 보조금이 절반으로 깎여 판매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는 2013년부터 전기차 구매보조금(국비+지방비)을 도입해 찻값과 관계없이 일정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전기차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대중적인 보급형 모델을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9000만원 이상 고가 전기차는 지원에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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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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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출고가가 1억원 안팎인 테슬라 모델S(롱레인지·퍼포먼스) 및 메르세데스-벤츠 EQC400, 아우디 e-트론55 콰트로, 재규어 랜드로버 아이페이스(I-PACE) 등엔 국고보조금이 일절 지급되지 않는다. 1억원을 넘어서는 전기차에 세금으로 더 많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부분에 대한 비판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또 6000만~9000만원대 가격의 전기차 보조금은 절반으로 깎았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퍼포먼스 트림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격은 각각 6479만원, 7479만원이다.

이 역시 지난해 테슬라가 모델3를 앞세워 국고보조금의 40% 이상을 독식한다는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기차 국고보조금 1279억700만원 중 552억원(43.2%)이 테슬라 몫이었다. 지난해 총 1만1826대를 판매했는데 판매 물량 대부분이 모델3(1만13대)였고, 이중 롱레인지 트림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정부는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기존처럼 유지했다. 현재 국산 전기차 대부분은 6000만원 미만이다. 이에 국산차에 대한 보조금 혜택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테슬라, 벤츠, 아우디, BMW 등 고가 수입전기차에 비해 향후 시장 점유율 확보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산차는 보조금 체재 개편 이후에도 트림별 차이는 있지만, 대당 최대 800만원을 지원받는다.

올해부터 보조금은 Δ연비 보조금(최대 420만원) Δ주행거리 보조금(280만원) Δ이행보조금(50만원) 에너지효율 보조금(50만원) 등으로 책정되는데 현대차 코나는 690만~800만원, 기아차 니로는 780만~800만원, 한국GM 볼트는 760만원, 르노삼성차 조에는 702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테슬라 모델3의 스탠다드 트림도 국산차와 비슷한 684만원을 지급받는다. 반면 롱레인지와 퍼포먼스는 각각 기존의 절반수준인 341만원, 329만원으로 깍였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추가 지원금까지 고려하면 롱레인지 트림 보조금(서울 기준)은 1250만원에서 513만원으로 60% 가까이 깎인다. 이번 개편으로 지방 추가보조금도 국고보조금에 비례해 차등화 했다.

지난해 모델3 롱레인지 트림 배터리 용량이 훨씬 큰 데다 보조금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기본 모델보다 2배 이상 판매(지난해 상반기 기준 각각 4528대·1877대)됐지만, 올해부터는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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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Y'의 모습. 2021.1.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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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테슬라가 판매 추이를 살핀 후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을 6000만원 미만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특정모델의 인기가 폭발하자 슬금슬금 가격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보조금 개편으로 500만원 상당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량을 30만 위안(약 5100만원) 이하로 제한하자 모델3 출고가를 32만 위안에서 29만 위안으로 500만원 정도 내린 바 있다.

테슬라가 최근 국내출시를 밝힌 모델Y 가격도 해외에선 5600만~6600만원선이지만, 국내에선 보조금 정책에 맞춰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고려하면 6000만원 초과시 보조금 액수가 최대 800만원까지 차이나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는 중국에선 적극적으로 할인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국고보조금을 고려해 가격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번에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준 것인 만큼 또 다시 가격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국내에서 두터운 팬덤층을 믿고 가격 조정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수입차 관계자는 "테슬라 전기차를 선택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과 이미지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에 예민하지 않은 편"이라며 "테슬라가 소비자 조사 등 분위기만 살피면서 결국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있다. 가격을 내리든, 안 내리든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는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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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 주차장에 전기 자동차 충전소. 2021.1.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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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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