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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日스가, 올림픽 못 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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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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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FP



취임 4개월 만에 퇴진설이 나돌 정도로 벼랑끝에 몰린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최를 유일한 반전의 기회로 보는 모양새다. 점점 짙어지는 올림픽 회의론에도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다.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기로 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에 22일 기자회견에서 "딱 잘라 부정하겠다"며 즉각 반박했다.


벼랑끝 스가, 올림픽이 마지막 지푸라기

스가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최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건 정치적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세다대학의 마츠모토 다이스케 부교수는 블룸버그를 통해 "돈은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스가 정부가 올림픽을 치르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며 정권교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이미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소극적인 대응으로 감염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지지율이 30%대까지 곤두박질 친 배경이기도 하다. 지지율 30%대는 일본 정치권에서 총리직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평가받는 수준이다.

일본 언론들은 벌써부터 스가 총리의 정치생명이 3개월 남았다는 등 정치권에서 도는 루머를 전하면서 스가 총리의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날씨가 풀리고 백신이 보급되고 기적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혀 제한적인 형태로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면 스가 총리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올림픽 성공을 발판으로 9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집권 연장도 가능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이나 경기 침체, 측근 비리 의혹까지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스가 총리로선 올림픽이 마지막 지푸라기인 셈이다.


여의치 않은 상황...여론도 등 돌렸는데

문제는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 이달 초 2차 긴급사태 발령에도 불구하고 연일 4000~5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를 2월 7일 종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긴급사태 확대와 추가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올림픽 강행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도 싸늘하다. 일본 교도통신이 지난 9~10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이 올림픽 취소나 재연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아베 신조 전 정부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결정했던 당시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다.

백신 보급도 순탄치가 않다. 일본은 올림픽 시작일인 7월 23일 전까지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접종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백신 회의론을 잠재울 뚜렷한 수단도 가지고 있지 않다. 지난해 10월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일본인 응답자 중 3분의 1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스가, 바이든에 올림픽 개최 지지의사 구할까

스가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있다. 2월 안에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여는 게 목표다.

만일 이때 어떻게든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연내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하게 된다면 스가 총리는 올림픽 강행에 있어서 든든한 아군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아베 전 총리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결정한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정상회담이 2월 안에 이뤄질지, 이뤄지더라도 도쿄올림픽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이슈를 살피느라 스가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늦춰질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본은 화상 회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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