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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텔 파운드리 물량 확대… 삼성전자 반사익 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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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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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반도체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되, 위탁 생산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수주 확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IT전문매체 세미어큐리트는 인텔이 TSMC 외에 다른 기업에도 반도체 외주 생산을 맡겼다고 보도했다. 인텔이 요구하는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TSMC 외에 삼성전자뿐이므로 사실상 두 회사가 함께 수주를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55.6%), 삼성전자(16.4%) 순이었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제2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착공해 이르면 오는 2023년 가동을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향후 이 공장에서 3㎚(나노미터) 이하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나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미국 정부의 투자 요구 등을 고려해 계속해서 오스틴 공장의 증설을 검토해왔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파운드리 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대만의 TSMC가 올해 최대 3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설비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삼성전자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 투자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TSMC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1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5㎚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 신축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인텔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팻 겔싱어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7㎚ 공정의 문제점을 회복했다”며 “2023년 출시할 7㎚ 프로세서 제품 중 대부분을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밥 스완 현 CEO도 “7㎚ 기술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지난해 7월 공개했던 7㎚ 공정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겔싱어는 “포트폴리오(제품군)의 범위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주 생산 계획을 밝혔다. 자체 생산을 하면서도 일부 외부 파운드리 기업의 도움을 받는 식으로 생산을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달 겔싱어의 정식 취임 이후 공개될 전망이다.

그간 반도체 업계에서는 10㎚ 이하 초미세공정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인텔이 자사 물량을 위탁생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경쟁사인 AMD의 급부상으로 인한 압박이 결정적이었다.

인텔이 2023년부터 출시될 7㎚ 제품은 자체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수년가량 벌려진 초미세공정(10㎚ 이하)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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