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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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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눈치보나…'인도-태평양' 표현 절제하는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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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고위 안보라인이 23일 첫 통화로 양국 정상 간 조속한 소통 의지를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 대변인 답변을 통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 접근이 대화와 협상보다는 '억제'에 방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 한미 안보라인 40분 통화 성사

23일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로 취임 축하 인사를 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비롯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서 실장이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40분간 설리번 보좌관과 상견례를 겸한 첫 유선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서 실장은 설리번 보좌관의 취임을 축하했고, 양측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인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일 지향점을 향해 같이 나아가는 동맹으로서 한반도, 역내 문제뿐 아니라 코로나19, 경제 회복, 기후변화, 사이버 등 글로벌 이슈에서도 적극 협력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자 미국과 민주주의, 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서, 미국 측은 향후 한국과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아울러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양국 정상 간 소통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韓방문 시점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 통화가 이뤄지면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의 한국 방문 일정을 비롯해 한반도 정책을 둘러싼 정상 간 의미 있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8년 취임한 민주당 소속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첫 정상 통화에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한달 뒤 한국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이 끝나고 나흘 뒤 바이든 당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한 차례 통화를 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 '인도-태평양' 표현 자제하는 청와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하는 한국 청와대의 발표 내용을 보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절제 전략이 묻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문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 대신 '역내'라는 포괄적 단어로 갈무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해당 축하 글에서 "(한국은)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역내'라는 표현을 억지로 넣다 보니 대통령의 발언임에도 어법에 맞지 않는('와' 중복) 비문이 돼 버렸다.

반면 일본 스가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언급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을 거리낌없이 쓰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21일 취임 축하 트윗 글에서 "나는 당신 및 당신의 팀과 상호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실현시키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세력화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의 캐치프레이즈로 '자유로운(free)’과 '개방된(Open)’을 강조하고 있다. 폐쇄와 통제의 상징인 중국의 문제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수식어들이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설리번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도 우리 측 표현에서 한 차례도 '인도-태평양'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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