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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손실보상, 월 최대 24조 필요…대규모 추경ㆍ예산 재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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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당국, 재원 마련 '골머리'

정치권, 손실 보상안 '우후죽순'
수십조 적자 국채 발행 불가피
국가채무발 신용등급 하향 우려
고소득층ㆍ대기업 대상 증세 논의
내년 대선 표심 우려 가능성 낮아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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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영업 제한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의 손실을 제도적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정치권에선 한 달 보상 기준을 최소 1조 원에서 최대 24조 원까지 담은 법안을 우후죽순 발의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재원이 마땅치 않아 재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올해 예산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 ‘증세’ 필요성도 주장하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이를 선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4일 기획재정부는 여당에서 화두를 던진 자영업자 손실보상 방식과 필요한 재원 규모 등을 살펴보며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정말 짚어볼 내용이 많았다”고 했다.

기재부는 영업제한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는 제도화 방법은 무엇인지, 외국의 벤치마킹할 입법사례는 있는지,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면 되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소요재원은 어느 정도 되고 감당 가능한지 등을 짚어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선 손실보상 기준과 그에 따른 규모를 정하는 것부터 복잡할 것 같다”며 “재원 조달 방식은 보상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정 부담과 상황 대처를 위한 유연성 등을 고려하면, 액수 등 보상 규모와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법에 규정하기보다는 보상 근거 조항만 마련하고 재난 상황에 따라 정부가 세부 방안을 만드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국책연구원 한 관계자는 “감염병예방법이나 소상공인법에 국가가 손실을 보상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을 두고 나머지는 정부에 위임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손실을 보상할 재난의 종류와 보상 대상, 보상 내용 등을 법으로 규정하면 지나치게 경직되거나 실제 집행까지 시간이 더 걸리게 돼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손실 보상 액수에 대해서는 현재 한 달 기준 1조 원에서 24조 원까지 다수의 방안이 제시됐다. 조만간 발의할 예정인 민주당 민병덕 의원 안은 손실의 최대 70%까지 보상해 월 24조7000억 원, 고강도 방역 조치가 시행된 4개월 기준으로는 총 98조8000억 원이 필요하다. 같은 당 강훈식 의원 안도 최저임금과 임대료 등에 월 1조2000억 원이 필요하다. 단순 계산해 600만 명에 달하는 자영업자에게 300만 원씩만 줘도 18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에 올해 예산의 일부 재조정 등 나랏빚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고려할 가장 가능한 방안은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시행했던 시급하지 않은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른 예산을 끌어오고 모자라는 부분은 추경을 통해 마련하는 것이다. 다만 불요불급한 예산으로 재조정에는 한계가 있어 수십조 원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적자국채 발행은 이미 지난해 104조 원에 달했고 올해도 93조5000억 원이 예정돼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지난해 43.9%를 기록했고 올해 전망은 47.3%다. 정부는 내년 적자국채 발행 100조 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 50% 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손실보상으로 더 악화할 전망이다.

‘증세’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고소득층과 대기업 증세를 통한 한시적인 ‘특별재난연대세’를 제안했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이달 20일 발간한 재정포럼 1월호 ‘코로나 경제위기 이후의 조세·재정 정책’ 칼럼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실효세율을 인상하고 부동산 보유세 강화,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를 주문했다. 김 원장은 특히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 분야에서 재원조달 노력이 충분하게 이행된다는 전제하에 현재의 10%인 부가가치세율 소폭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를 갉아먹을 수 있는 증세를 여당이 선택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국가채무가 급증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이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다. 재정당국이 추가 재정 지출에 신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100여 개 국가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국가부채와 국가 총부채(가계, 기업, 국가 부채의 합)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한국의 국가채무와 민간부채 상황 악화에 대해 몇 차례 경고한 바 있다”며 “국제신용도가 낮아지면 외환시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특히 자본시장 개방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그 파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세종=곽도흔 기자(sogood@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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