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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박범계 “원전수사 적절히 지휘 감독”… 지휘권 발동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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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사청문회… 서면답변 제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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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과잉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적절히 지휘·감독하겠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5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대전지검이 수사하는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의혹과 관련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기소된 데 이어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박 후보자가 과잉 수사 논란을 언급하며 수사지휘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월성 원전 수사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까지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원전 수사, 수사지휘 가능성 시사

박 후보자가 2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을 보면 박 후보자는 원전 수사와 관련해 “수사의 단서가 있다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함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도록 적절히 지휘·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이 특정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려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이 유일한 수단이다. 박 후보자가 백 전 장관 신병 처리 등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경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충돌이 또다시 재연될 수 있다.

박 후보자는 서면 답변에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부당하게 관여하거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게 아니고, 검찰권이 국민 입장에서 적정하게 행사되도록 하는 규범적 통제 장치”라며 “향후 신중하게 행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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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는 “검사 인사를 할 때 검찰총장의 인사 의견 청취를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임자인 추미애 장관은 윤 총장을 사실상 배제하고 인사를 단행해 논란을 빚었지만 이 같은 전례를 되풀이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박 후보자는 추 장관의 검찰 인사에 대해 “능력과 자질, 업무 성과 등을 공정하게 평가해 인사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답했다.

윤 총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박 후보자는 “윤 총장 개인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검찰총장은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국민을 위해 검찰권을 바르게 행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답했다.

윤 총장 자진사퇴론에 대해서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자는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적절히 지휘·감독하겠다”고 답했다.

○ 김학의 논란 관련 “절차적 정의도 중요”

박 후보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논란과 관련해 “실체적 정의와 절차적 정의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가 위법한 절차에 의해 출국금지가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 “법무부 장관 직권으로 출국금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차적인 논란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른 답변이다.

또 박 후보자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최근 관련 사건에서의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친 점이 안타깝다”고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의원 시절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2019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박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해당 사건 관련 보고는 일절 받지 않겠다”고 했다.

25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재산 신고 누락, 법무법인 명경 출자 논란 의혹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본인 소유의 충북 영동군 임야 지분과 증여받은 경남 밀양 토지·건물, 본인 소유의 대전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경북 경주 콘도, 2억 원 상당의 예금 등을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후보자는 “단순 착오에 의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가 2012년 1000만 원을 출자한 명경에 친동생이 사무장으로 재직하며 박 후보자의 이름을 내걸고 홍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위은지 wizi@donga.com·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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