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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박영선 “서울 미래 100년 좌표 만들 것…탐욕의 서울 만들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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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2> 박영선 前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동아일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로 출마할 예정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이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길을 걷고 있다. 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인 24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남겼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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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정치적 심판의 무대가 되는 게 과연 맞나? 서울을 정쟁의 무대로 보는 시각 속에 서울의 미래가 있겠는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는 야권 후보들을 겨냥한 말이다.

그는 “서울이 ‘매력적인 글로벌 디지털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청사진을 (시장 재선을 포함한) 임기 5년 동안 그리겠다”고 했다. 장관직을 내려놓은 뒤 가진 첫 인터뷰는 22일과 24일에 걸쳐 이뤄졌다.

○ “서울이 탐욕의 도시 되어선 안 돼”

―출마 결심이 늦었는데….

“사실 중기부를 떠나기가 정말 싫었다. 중기부의 2022년 목표까지 세워 놓았었다.”

―그런데 왜 선거에 뛰어들었나.

“우선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당에서도 지난해 11월부터 출마 요청이 있었다. 당에 부담을 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이 서울의 발전을 위한 새 지향점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했고.”

―준비 중인 서울시장 선거 공약의 핵심은 무엇인가.

“서울을 ‘매력적인 글로벌 디지털 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모든 삶의 방식이 바뀌는 시기다. 지금 서울은 100년 뒤의 지향점을 위해 좌표를 찍어야 할 때다.”

―부동산 문제가 최대 쟁점인데, 복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말했듯 공급을 늘려야 한다.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절차를 단축하는 방식의 공공재개발을 크게 늘리겠다. 하지만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더 높은 아파트를 짓는 식이면 안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정원이나 공원 등 녹지가 풍부한 매력적인 도시가 돼야 한다.”

―야권 후보들은 민간 주도 재개발 공약을 제시했다.


“서울이 탐욕의 도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탐욕의 도시로 변하면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다.”

박 전 장관은 ‘탐욕의 개발과 반대되는 방식’에 대해 지역구(서울 구로을) 국회의원 시절을 언급했다. 그는 “신도림 역사를 지을 때 어린이집을 포함한 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했다. 구로 삼각공원도 도서관, 옥상 공원으로 재개발하며 이용객이 100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 “지금은 보편 지급 타이밍 아니야”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문제가 발단이 됐다. “여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선거”라는 지적에 박 전 장관은 한참을 침묵했다.

“그 일이 남긴 상처는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 야당이 그 일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여당)는 수도 서울의 미래를 위해 시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권 내에서도 ‘선별이냐 보편이냐’ 논란이 있다.

“지난해 4월 1차 재난지원금 직전, 중기부가 매주 집계하는 소상공인 매출이 50%까지 떨어졌다. 재난지원금이 투입되자 85%까지 회복했다. 광복절 전후 2차 팬데믹 때 75%로 내려갔지만 추석 때 희망자금이 지급되니 85%까지 올라갔다. 보편 지급은 매출이 50% 정도까지 떨어졌을 때 해야 효과가 있다. 그 전까지는 피해 계층에 선별로 지원을 하는 게 맞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마를 설득했던 것으로 아는데….

“직접 만났다. 김 전 부총리가 나서면 나는 중기부에 계속 있으려 했다. 다만 김 전 부총리가 국가 비전에 대한 생각은 깊었는데, ‘서울의 비전에 대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하더라. 1월 초 일이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이 못 미더웠나.

“그런 차원은 아니다. 국민이 보기에 후보군이 다양해야지.”

―야권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보나.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인데, 정말 모르겠다. 다만 양자 대결로 선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저쪽은 엄청 치고받을 텐데 우리는 (경선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우 의원과는 누나 동생 하는 사이다.”

동아일보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박 전 장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 캠프를 마련한 첫날이다. 박 전 장관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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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장관은 22일 인터뷰 시간을 30분가량 미뤘다. 급작스럽게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의 약속이 잡혔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노 전 실장이 캠프 첫 손님으로 찾아와 격려를 해주고 갔다. (출마 결심이 늦어) 1호 공약도 아직 미정이지만, 곧 다듬어 발표하겠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26일경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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