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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보유국" 與 서울시장 후보들 발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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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문재인 보유국" 우상호 "오늘은, 대통령님의 69번째 생신"

野 "오직 '문비어천가에 경악"

서울시 전체 인구 966만 모두 '친여' 아니라는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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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전 장관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을 연이어 올리면서 당내 시장 후보 경선을 위한 정치적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친문'(親文·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정치적 철학을 지지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경선에서 유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치인 입장에서 일종의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 시민 모두가 '친여'(親與) 성향이 아님에도 이 같은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당에서는 '문비어천가'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과 함께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입니다! 벌써 대통령님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논하던 그 시간이 그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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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오른쪽)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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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상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를 다졌던 1월 24일 오늘은, 대통령님의 69번째 생신이다. 그때 그 마음으로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축하를 전했다.


그는 "4년 전 오늘을 떠올려본다. 2017년 1월 24일. 민주당이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을 확정한 날"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던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적었다.


문제는 이 같은 '친문' 발언에 반감이 있을 수도 있는 서울 시민들이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가 조사한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인구수는 966만 8,465명이다. 이 모든 시민이 '친문'이 아니므로 최근 연이어 나온 공개적인 '친문' 발언은 일부 불편할 수 있다. 야당에서는 당장 친문에 잘 보이려는 정략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문 대통령이 아닌 국민을 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 4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집권 여당 정치인이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 무엇보다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말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말은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시민들이 여러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특정 정당을 위한 발언은 그 정당이나 정치적 이념을 선호하지 않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서울시 살림을 잘 꾸려가는 행정전문가를 보고 싶다"면서 "정치 능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이번 발언은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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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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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야당 인사들은 '文보유국' 발언에 비판을 쏟아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은 더는 문재인 보유국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며 "문심(文心)이 아닌 민심(民心)을 따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능한 국정 운영, 짝사랑과 다를 바 없는 실패한 대북정책, 부동산 가격 급등과 서민의 주택난을 보고도 어떻게 문재인 보유국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국민을 보유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온 분이 코로나 시대를 고통 속에서 보내는 시민들의 원성과 비통함은 외면한 채 오직 '문비어천가'를 외치는 것에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 역시 "여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충성 경쟁은 경선 통과를 위해 친문 극렬 지지층의 환심을 사려는 몸부림"이라며 "친문 대깨문만의 맹목적 찬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공, 국민들의 행복을 원한다"고 비판했다.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북한도 울고 갈 문재인 보유국의 충성 릴레이"라며 "민주당 대권주자, 서울시장 후보, 국회의원들이 '문재인 보유국' 운운하며 낯뜨거운 아첨 릴레이를 이어가는 걸 보면서 이 사람들이 곧 '문재인 아첨 챌린지'를 시작할 듯하다"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한두 사람도 아니고 이렇게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아첨 대회를 보면서 천박함을 넘어 위험한 징후를 느낀다"며 "지도자에 대한 충성서약을 저렇게 공개적으로 해야 출세를 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 체제는 정상적인 민주주의체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핵보유국이라고 떠벌릴지언정 김정은 보유국이라곤 하지 않는데 '문재인 보유국'이란 극강의 아첨을 지켜보면서 북한도 "내가 졌소"하고 울고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이 같은 비판에 박 전 장관은 전날(24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시민 한분 한분이 모두 보유국"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 "손흥민 보유국, 김연아 보유국, 류현진 보유국, 봉준호 보유국, BTS 보유국, 택배기사 이재황(선한 시민상 수상자) 보유국, 이순신 보유국, 세종대왕보유국, 한글 보유국, 거북선보유국 그리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필요한 백신특수주사기 보유국 대한민국"이라며 "우리, 자랑스러워 하자. 우리, 그래도 된다. 서울시민 보유국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4·7 재·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첫날인 27일에는 서울에서 전국 순회 정책 엑스포가 열려 두 사람이 기조연설을 한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 2차 회의를 열어 심사·면접 방법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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