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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합성해 줄게요" 그들은 딥페이크 음란물 왜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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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편집자주]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은 지 10개월이 지났다. 온라인 성착취물에 대한 단속도, 제도도 강화됐다. 그럼에도 아직도 사이버 공간에는 불법 음란물이 버젓이 공유되고 있다. 최근엔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합성물들이 넘쳐나며 또다른 가해로 이어지고 있다. 다크웹 사이트에서는 아직도 유명 걸그룹 멤버들의 얼굴을 교묘히 합성된 허위 음란물 영상들이 유통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이제 일반인들을 겨냥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시대의 그늘’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유통 실태와 점검해봤다.

[MT리포트] AI 시대의 '그늘' 딥페이크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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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불법 음란물이 기승을 부리며 공황장애 등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딥페이크’를 악용한 불법 음란물을 막아달라는 호소가 끊이지 않는 와중에도 온라인에선 여전히 음란물을 제작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유명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겨냥해 디지털 성범죄를 공모하는 공급자와 수요자들. 이들은 왜 불법 음란물을 만들고 보는걸까.

수익 노린 공급자·욕구 채우려는 수요자…정교해진 딥페이크 기술로 거래 활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 등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은 수익을 노린 공급자, 즉 기술자들이 상품을 제작·배포하고 이를 헤비 유저(다량 이용자)들이 구매하는 구조"라며 "공급자들은 금전적 이득을, 수요자들은 성적인 만족을 취한다는 목적이 가장 일반적 형태"라고 설명했다. 딥페이크 음란물을 찾는 수요자와 이를 충족시켜주려는 공급자 간 금전이 오가는 '마켓'이 형성됐다는 의미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 발전이 딥페이크 음란물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딥페이크 기술이 고도화되며 현실과 구분이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영상 구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찾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늘었다는 것. 이 교수는 "성적인 자극에 있어 리얼리티에 얼마나 근접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게 된다"며 "특이한 욕망이 있는 사람들은 영상 속 대상이 실존 연예인과 가까울수록 일탈적 욕망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딥페이크 음란물을 계속 찾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유명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을 찾는 이들은 자신의 환타지를 접한다는 자체에 쾌감을 느낀다"며 "실제 연예인과 구분이 어려운 영상으로 좀 더 현실감이 더해지니 딥페이크 불법 영상에 대한 소비도 꾸준히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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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대상 딥페이크는 돈보다 '놀이'…성적 조롱·희화화에 공급자·수요자 동참

대중에 알려진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작된 딥페이크 불법 영상은 결이 좀 다르다는 지적이다. 금전적 이득이 목적인 공급자들도 있지만, 일종의 '놀이' 문화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 이 때 보는 이들 역시 같은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이런 '놀이'의 핵심은 해당 대상의 '희화화'와 '조롱'이다.

이수정 교수는 "일반인 대상 딥페이크 범죄는 악의적·적대적 목적을 갖고 불법 영상을 만드는 공급자들이 대다수로 보인다"며 "성적 만족을 위해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유머로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교수는 "평소에 싫어하던 대상을 성적 웃음거리로 만드려는 목적이 뚜렷해 보인다"며 "피해 대상이 조롱받고 무시당하는 것에 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본인이 더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자나 수요자나 가볍게 즐기는 영상물인 만큼 퀄리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정교한 화면보다 만들어서 유포하는데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상에서 딥페이크 영상 제작 방법이 공유되고 '무료로 합성해준다"거나 "연습용으로 만들어 드린다"는 게시물이 넘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심리 전문가는 "딥페이크 불법 영상이 공급자나 수요자 간 커뮤니케이션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면서 쉽게 만들고 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낮은 연령층에서 문제 의식없이 영상을 만들고 유포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이진욱 기자 showg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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