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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정의당 김종철 대표, 같은 당 장혜영 의원 성추행…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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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라 기자]
문화뉴스

사진=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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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문화뉴스 황보라 기자]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25일 전격 사퇴했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리게 됐다"며 "지난 1월 15일 김종철 대표가 성추행 사건을 일으켰다.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 장혜영 의원"이라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피해자의 요청을 받은 1월 18일부터 1주일간 이 사건을 비공개로 조사했으며, 오늘 열린 대표단 회의에 최초 보고했다"면서, "다른 누구도 아닌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심각성에 비춰 무겁고 엄중한 논의가 진행됐고,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면담을 위한 식사자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배 부대표는 "피해자인 장 의원은 고심 끝에 1월 18일 젠더인권본부장인 배 부대표에게 해당 사건을 알렸고, 이후 피해자-가해자와의 면담을 수차례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며, 가해자인 김종철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조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정의당 당규 제7호 제21조의 선출직 당직자 징계절차 특례 조항에는 대표단회의의 권한으로 '징계사유가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징계사유의 중대성으로 인하여 긴급히 직무를 정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징계 의결 시까지 잠정적으로 당직의 직위를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배 부대표는 정의당 대표단 회의에서 김 대표를 당 징계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 결정하고, 당규에 따라 직위해제를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했던 정당의 대표에 의해 자행된 성추행 사건이다. 정의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치명적인 상처가 생겼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당 차원에서 성인지감수성을 견지하고 성실히 문제해결에 나서겠다. 성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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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제공, 기자회견 중 눈물 닦는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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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표는 간담회 이후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피해자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1월 15일 저녁 장 의원과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큰 상처를 받은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가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항의를 하였고 저는 이후 사과를 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성희롱, 성폭력을 추방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당의 대표로서 저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또 "제가 지금 어떠한 책임을 진다 해도 제 가해행위는 씻기가 힘들다.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피해자는 물론, 정의당에 애정을 가져주셨던 수많은 분들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따로 낸 입장문을 통해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고 그간의 심경을 전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의 연대를 당부했다.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여성이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히 싸우고 있다. 우리는 반드시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입장문을 끝맺으며 "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드린다. 모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해달라. 우리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료 시민들의 훼손된 존엄을 지키는 길에 함께해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정의당의 당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신속한 대처는 민주당이 같은 당 소속 정치인들의 성 비위 사건으로 궐석이 된 서울·부산시장직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한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오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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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종철 대표, 같은 당 장혜영 의원 성추행…전격 사퇴


장혜원 의원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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