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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TSMC 사활건 투자전쟁…중소형 반도체株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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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의 TSMC가 올해 30조원 가량의 설비투자 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증설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반도체 투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본격적인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둘 것을 권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에 최신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올해 증설을 시작해 2022년부터 주요 장비를 설치하고, 이르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공장에서는 3㎚급 시스템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의 미국 생산라인 증설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국내외 업계에선 증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로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전 세계 대형 고객들의 넘치는 주문에 자사 전략 스마트폰에 들어갈 핵심 반도체 물량도 계획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 종합 반도체 회사 인텔이 위탁생산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열어둔 점도 올해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 확대를 가늠케하는 요인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코미코, 인텍플러스, 한미반도체 등 소부장 반도체 업체들이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인텔칩 수주 가능성 보도로 코미코는 지난 21일 8%대 강세를 나타냈고 이튿날에도 9% 이상 뛰었다. 인텍플러스도 당일 두자리수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엔에프테크(9.92%), 원익IPS(9.02%), 유니셈(6.94%) 등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반도체 업종의 주간 수익률은 한국(KRX 반도체) 4.1%, 미국(SOXX ETF) 2.8%, 대만 7.5%, 중국 4.0%였다"면서 "인텔이 지난 22일 진행한 실적 발표에서 파운드리의 아웃소싱 여부에 대해 보수적 태도를 표명하며 내부 리소스 활용에 무게를 뒀음에도 파운드리 업종의 낙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를 크게 지배했다"고 말했다.

코미코는 반도체 공정용 소모품을 세정·코팅하는 기업으로 미국, 대만, 싱가포르, 중국에 자체 세정·코팅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로, 글로벌 톱티어 고객사들에게 수 년간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인텍플러스는 2D·3D 외관 검사장비 공급사로 반도체 패키징·모듈과 플립칩, 디스플레이, 2차전지 분야에 제품을 공급한다. 이엔에프테크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인 프로세스케미칼, 화인케미칼, 칼라페이스트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원익IPS는 반도체 증착장비를, 유니셈은 스크러버·칠러 등을 다루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법인을 설립한 공정소재 기업이 일차적 수혜 대상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삼성전자나 TSMC와 수년 간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던 기업들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높더라도 그런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켜 줄 만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전반적으로 반도체 대형주보다 시설투자 수혜 강도가 큰 중소형주가 주중에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TSMC가 올해 설비투자액(Capex)을 250억~280억달러(약 27조~31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히는 등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반도체 중소형주에 긍정적이다. TSMC가 삼성전자와 격차 벌리기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목표로 133조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TSMC가 올해 Capex 증가하겠다는 점을 발표한 이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투자 증가 기대감 또한 확대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평택 파운드리의 경우 장비 입고는 2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3분기부터 가동 예상돼 반도체 장비 업체들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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