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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득점력도 황의조, 동료애도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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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4·5호 골 보르도 3연승 견인

중상 당한 동료 위해 세리머니도

중앙일보

부상당한 동료의 유니폼 상의를 들고 골 세리머니 하는 보르도 황의조(가운데). [사진 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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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한국시각)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1부) 21라운드 지롱댕 보르도-앙제 경기가 열린 프랑스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 전반 11분, 1-0으로 앞선 보르도의 공격수 황의조(29)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른손 어퍼컷으로 짧게 기쁨을 표시한 황의조는 곧바로 다음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벤치의 동료에게 유니폼 상의 한 벌을 건네받아 두 손으로 들어 올렸다. 팀 동료인 미드필더 오타비우(27)의 상의였다. 황의조가 오타비우 유니폼을 펼쳐 든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오타비우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훈련하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최근 경기력이 좋았던 오타비우는 이날 출전을 고대했지만, 부상으로 좌절됐다.

황의조는 동료들과 친분이 두텁다. 스스로 외국인 선수라는 걸 의식하지 않는다. 동료에게 농담을 건네는 등 스스럼없이 지낸다. 자주 식사도 같이한다. 오타비우와도 친했던 황의조는 골 세리머니로 동료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황의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족보다 더 많이 보는 사이인 동료가 큰 부상을 당해 마음 아프다. 오타비우를 위해 승리할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장 루이 가세(68) 보르도 감독은 프랑스24 인터뷰에서 “황의조는 역습 때 골 결정력이 탁월하다. (성품이 좋아) 지도한 보람이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날 두 골을 넣어 황의조는 시즌 5호 골(2도움) 고지를 밟았다. 지난 시즌 프랑스 진출한 이후 첫 멀티골이다. 지난해 12월 생테티엔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는 등 7경기에서 5골·1도움의 상승세다. 지난 시즌 자신의 유럽 최다골(6골) 경신도 눈앞이다. 보르도는 2-1로 이기고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프랑스24는 실력이 뛰어나고 동료애까지 발휘한 황의조를 ‘늠름한 선수’라고 불렀다. 동료들도 황의조의 활약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선수들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둥글게 모여 책상을 두드리며 “의조가 2골을 넣었다”고 외쳤다. 황의조는 “기분이 굉장히 좋다. 팀이 3연승 해 더욱 기쁘다. 앞으로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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