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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떠나자 등장한 시진핑…"무역전쟁 모든 나라 이익 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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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다보스포럼 사전 화상회의서 연설

'중국 때리기' 바이든 취임 후 첫 연설 나서

사실상 바이든 겨냥…"내정 간섭 없어야"

"낡은 냉전 사고 피해야"…G20 역할론 강조

"국제사회, 특정국가 아닌 모든 나라 합의 따라야"

이데일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5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사전 화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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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신냉전(new cold war)이 격해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5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사전 화상회의 연설에서 “국제사회는 한 나라 혹은 몇몇 나라가 설정한 규정이 아니라 모든 나라가 합의한 규정에 따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CNBC 등이 전했다. 시 주석이 다보스포럼 연사로 나선 건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이번 화상회의는 이날부터 닷새간 ‘신뢰 재건을 위한 중요한 해’(A crucial year to rebuild trust)를 주제로 열린다. 시 주석은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연설에 나서 주목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다른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해서만큼은 적대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초부터 중국을 겨냥해 대만에 대한 군사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특정 국가, 특히 미국과 갈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다자주의 회복을 수차례 강조하며 미국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시 주석의 발언을 최근 미·중 관계 속에서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이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며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간섭은 피해야 한다(avoid meddling in other countries’ internal affairs)”면서 “협의와 대화를 통해 이견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역전쟁이든 기술전쟁이든 반목과 대립의 접근법은 모든 국가들의 이익을 해쳤다는 걸 역사는 보여줬다”고 했다. 안보와 비(非)안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사실상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한 나라의 사회 체제는 그 나라의 상황에 맞는지, 국민들이 지지하는지 등이 중요하다”며 “이념적인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을 향해 사실상 ‘독자 노선’을 선언한 셈이다.

시 주석은 “지금의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다자주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거시경제 정책을 협력하고 △평화적인 공존을 위해 오만과 편견을 피하며 △글로벌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중보건과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제도를 정비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는 그러면서 세계 경제 거버넌스의 주요 플랫폼으로서 주요 20개국(G20)의 역할론을 주장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는 개발도상국들의 합법적인 개발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동등한 권리와 기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울러 “이를 통해 모든 국가들이 개발의 과실과 기회로부터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화상회의에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 그 대신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 기후특사가 연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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