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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천 프로야구, 6번째 새 유니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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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태평양·현대 등 주인 바뀌어

김원형(49) SK 와이번스 감독은 25일 신세계 그룹의 구단 인수 추진 소식에 “전혀 들은 바가 없어 많이 당황스럽다”고 했다. 전주 출신인 그는 현역 시절 쌍방울 레이더스의 에이스로 유명했다. 1991년 고향 팀인 쌍방울에 입단한 그는 2000년 1월 경영난으로 팀이 해체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해 쌍방울 선수단을 승계한 SK 와이번스가 인천을 연고로 새로 창단하면서 김 감독도 자연스럽게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2011년까지 SK에서 뛰고 은퇴한 그는 SK와 롯데, 두산 코치를 거쳐 2021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사령탑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기도 전에 또다시 팀이 바뀌는 얄궂은 운명에 처하게 됐다.

김원형 감독의 경우를 보듯 한국 프로야구의 팀 역사는 잦은 인수와 매각 등으로 복잡하게 흘러왔다. 특히 인천 지역 연고 팀들의 역사는 질곡의 순간이 많았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그룹은 인천을 연고로 삼미 슈퍼스타즈를 창단했다. 하지만 세 시즌 동안 두 차례 꼴찌를 하는 수모를 맛봤다.

1985년 풍한방직이 팀을 70억원에 인수해 청보 핀토스가 됐다. 당시 청바지 광고에 허구연 감독(현 MBC 해설위원)을 등장시키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청보 역시 세 시즌 동안 최하위 두 번을 했다. 1987시즌 후 인천 야구팀의 주인은 50억원에 다시 태평양화학으로 바뀌었다. 태평양 돌핀스가 강력한 투수진을 앞세운 ‘짠물 야구’로 199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인천 야구에도 볕이 들기 시작했다.

현대가 1996년 돌핀스를 역대 최고액인 470억원에 인수하며 인천 야구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모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받은 현대 유니콘스는 1998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서울로 연고지 이전을 추진한 현대는 IMF 사태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등으로 모기업이 휘청거리며 이전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2000년부터 임시로 수원을 연고지로 삼았다.

그해 인천을 연고로 SK 와이번스가 창단했지만, 인천 팬들은 SK와 현대, 어느 팀에도 쉽게 마음을 줄 수 없었다. SK와 현대가 맞붙은 2003년 한국시리즈는 흥행 참패 시리즈로 남아 있다.

모기업 지원이 끊긴 현대는 2007시즌을 끝으로 KBO리그에서 자취를 감췄고, 대신 외국 자본을 기반으로 한 투자 회사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제8구단을 창단했다. 지금의 키움 히어로즈다. 현대를 끝으로 끊어졌던 수원 야구의 역사는 KT가 2013년 창단하며 그 명맥을 이었다.

반면 김성근 감독이 이끈 SK는 2007·2008·2010년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신세계 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하면 SK 와이번스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신세계 그룹의 새 야구단은 인천 지역에 연고를 둔 여섯 번째 구단이 된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참가한 6팀 중 지금까지 팀 명을 유지한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둘뿐이다. 1999시즌을 앞두고 OB 베어스에서 팀 명을 바꾼 두산 베어스도 모기업은 그대로다. 1986시즌부터 KBO리그에 참가한 빙그레 이글스는 1994시즌부터 한화 이글스로 팀 이름을 바꿨지만 역시 모기업은 같다.

MBC 청룡과 해태 타이거즈는 모기업이 구단을 매각하며 각각 LG 트윈스(1990~)와 KIA 타이거즈(2001~)가 됐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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