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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백신 격차, 이대로는 안된다'…세계경제 올해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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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세계 경제가 올해 예상보다 험난한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백신 접종도 생각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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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경제가 지난해보다는 반등하겠지만 생각만큼 건강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세계은행은 이달초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월 제시한 4.2%보다 0.2%포인트 낮춘 4%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이러한 전망을 내놓은 이유로 코로나19 재유행, 백신 접종 지연, 부양책으로 인한 재정 적자 부담 등을 꼽았다.

통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번주 자체 전망을 업데이트하는데, 이 역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파력이 더 강한 변이 코로나19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일본, 유로존, 영국 등은 더블딥마저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 8일과 14일에 걸쳐 긴급사태를 재발령한 일본은 올 1분기 실질 GDP가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초 1.5% 성장에서 마이너스 2.4%(연율)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와 노무라증권도 올해 1분기 유로존이 1.8%에서 2.3%까지 역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봄과 같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키아라 잔가렐리 노무라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공급이 도움은 되지만 봉쇄조치가 길어지면서 유로존 GDP 성장은 암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도 연말연시 소비 부진으로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있다. IHS마킷이 제공하는 영국 서비스산업 활동지수를 보면 지난 12월에는 49.4였지만, 1월 들어선 38.8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 지수는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미국도 소비 지출과 고용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1조9000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회복하려면 결국 각국간 '백신 빈부격차'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개발도상국 백신 접종을 돕지 않으면 선진국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백신 접종 속도가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면 선진국들은 세계 무역과 공급망 붕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인 2조4000억달러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선진국 49개국은 백신 3900만회분을 접종했지만 저소득 국가는 나라당 25회분만 받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신 접종을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은 세계 일부만이 집단면역에 도달하고, 다른 국가들이 백신 보급에 뒤처질 경우 경제에 타격을 받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딧 Sp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터널 끝에 빛이 보이지만 여전히 길고 험한 길이 앞에 놓여있다"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세계 일부를 공포로 몰아넣는 한, 어디에서도 정상으로의 회복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전세계 정부가 12조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쏟아냈고, 중앙은행이 수조달러의 돈을 찍어내고 있지만 아직 회복을 굳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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