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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영웅' 20달러서도 쫓겨난다, 새얼굴에 흑인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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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백악관 신임 대변인.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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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존경했던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이 백악관에서 퇴출 당한 데 이어 지폐에서도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조 바이든 신임 미 행정부는 20달러 지폐의 앞면에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대신 아프리카계 인권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초상을 넣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던 화폐 인물의 교체가 재추진되는 것이다.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재무부가 20달러 지폐 앞면에 터브먼을 넣기 위한 조치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지폐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은 중요하고, 터브먼은 확실히 그것을 반영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노력에 속도를 내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재무부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최초의 여성 재무부 장관인 재닛 옐런 장관의 상원 인준이 확정된 날이었다.

주요 화폐 앞면에 누구를 넣을 것인가를 두고 버락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정부는 신경전을 벌였다. 오바마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16년 4월 제이컵 루 전 재무부 장관은 교체 계획을 발표하며, 여성 참정권ㆍ노예 해방운동 등 인권 운동가들을 넣겠다고 발표했다. 20달러 지폐 앞면에는 터브먼을 넣고 잭슨 전 대통령을 뒷면으로 옮기는 게 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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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0달러 지폐 앞면에 들어갈 인권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해리엇 터브만 역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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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브먼은 19세기 메릴랜드의 노예 농장에서 태어나 이후 70여명의 노예를 자유주와 캐나다 등으로 탈출시킨 여성 운동가다. ‘지하철도’라는 비밀 네트워크 조직에서 활동했고, 이후 여성참정권 운동에도 앞장섰다.

잭슨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의 영웅이자 초기 대통령들 가운데 한 명이지만, 150명의 흑인 노예를 둔 플랜테이션 농장주 출신이면서 원주민을 박해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오바마 정부 정책이 “지나친 '정치적인 올바름'(PC)의 추구”라고 공격했고,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은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지폐 인물 교체는 없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고속 인쇄기 도입 시기 등을 고려해 2028년까지 20달러 앞면에는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이 유지될 것이라고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자신과 잭슨 전 대통령을 동일시할 정도로 좋아했다고 전했다. 포퓰리스트의 면모가 강하다는 점에서도 유사성을 보인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 그의 초상화를 걸어놨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즉시 이를 떼어냈다. 그리고 빈 자리에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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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집무실을 장식하던 육ㆍ해ㆍ공군 깃발들도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퇴출됐다.[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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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애국적 역사 교육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설립한 '1776 위원회'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위원회는 미국의 독립선언을 한 1776년에서 이름을 따왔다. 하지만 노예제, 인디언 학살 등 초기 어두운 역사를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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