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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문 대통령과 통화한 시진핑 “한반도 안정적…한국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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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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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고,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중국이 건설적인 구실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시 주석은 “남북-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며 “중국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화답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한-중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9시부터 40분 동안 진행된 통화에서 먼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성사되지 못한 시 주석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1월 (방한한 왕이 외교부장이 전한) 구두 메시지를 통해 변함 없는 방한 의지를 보여준 것을 평가하며,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조기에 방한이 성사될 수 있도록 양국이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조속히 방문해 만나 뵙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양국 외교당국이 밀접히 소통하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히 시 주석은 “(최근)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밝힌 대외적 입장은 미국, 한국과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으로 본다”며 “한반도 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통화는 새로 출범한 미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 전략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신임 대통령과의 첫 통화를 앞둔 상황에서, 시 주석이 문 대통령과 통화를 선택한 것은 예사롭게 보아 넘기기 힘든 대목이다.

앞서 시 주석은 25일 열린 세계경제포럼 어젠다 회의에서 “현재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주의와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연설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미국 우선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인류 공동체’를 강조하며 협력을 내비친 셈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한 우리의 접근은 지난 수개월처럼 유지된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미-중이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도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의중을 우선 살피기 위해 시 주석과의 통화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와 관련해 “양 정상이 신년인사라도 하면 좋겠다는 공감대를 이룬 것”이라며 다른 배경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두 정상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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