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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 '떠날 준비' 마힌드라, 쌍용차 외국계 차입금 대신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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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보증 섰던 BoA 대출금 300억원 상환

대주주 포기 의지 강해…HAAH와 협상도 결렬

뉴스1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의 모습. 2020.12.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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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쌍용자동차가 갚지 못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대출금 300억원을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대신 상환했다. 보유 지분을 모두 팔아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마힌드라의 '탈(脫)쌍용차'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쌍용차 인수 후보 HAAH오토모티브와 대주주 마힌드라간 매각 협상마저 결렬됐다.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실상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포기하는 수순으로 향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차가 연체한 BoA의 대출금 300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던 마힌드라는 이를 최근 상환했다. 쌍용차 법정관리에 관여하는 법원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가 BoA에 진 빚을 상환했다"며 "채권이 없어진 BoA는 쌍용차 채권자협의회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15일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원 상당의 대출 원리금 연체가 발생했다고 공시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됐다. BoA에서 빌린 차입금이 300억원으로 가장 많고 JP모건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등이었다. 이 외국계 차입금은 마힌드라가 지급보증을 선 상태였고, 마힌드라 역시 연체 직후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당초 BoA는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ARS(자율구조조정지원)가 허용되자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채권자협의회에도 들어와 기업개선계획 준비에 동참했다. 다만 만기 연장에 대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마힌드라에 상환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힌드라도 최대한 빠르게 지분을 매각하고 쌍용차에서 떠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지급보증을 연장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겠다는 마힌드라의 계획 실현도 불투명하다. 마힌드라와 인수후보자 HAAH는 지난 22일까지 텀시트(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지만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전부(75%)를 이른 시일 내에 팔기를 원했지만, HAAH와 산은은 기존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차원에서 일정 지분을 유지할 것을 요구해 왔다. HAAH는 마힌드라에 콜옵션을 요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협상 결렬 후 이번주부턴 산업은행이 주도해 HAAH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단기법정관리인 P플랜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P플랜은 법원이 기존의 빚을 신속히 줄여 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법정관리의 강제력 있는 채무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이 원활한 워크아웃을 혼합한 구조조정 방법으로 법원이 2~3개월 동안 강제적으로 초단기 법정관리를 하게 된다.

P플랜으로 가면 대주주 마힌드라에 대한 지분 감자가 불가피하다. 상황에 따라선 지분 전체가 소각돼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투자한 7000억원을 전혀 회수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투자 우선순위 재정비에 나선 마힌드라는 최악엔 이 경우까지 감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마힌드라는 지난 1일 인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P플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CFO는 "만약 매각이 불발되면 P플랜 방식의 회생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다른 선택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기 전에 대주주 지위를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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