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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산 백신 효과 확인후 맞겠다” 구매국들, 불만 확산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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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사태 초기에 중국산 코로나 백신을 구매한 일부 국가들이 백신의 효과성 불신, 불투명한 정보 공개, 중국의 배송 지연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6일(현지 시각)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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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의료시설에서 지난 14일(현지 시각) 의료진이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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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필리핀에선 국회의원들이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 백신 구입을 결정한 정부를 비판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정부도 ‘중국산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뒤에만 접종을 받겠다’는 여론을 안심시키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지금 당장 백신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어떠한 중국산 백신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브라질에선 중국산 백신의 배송 지연이 문제가 됐다. 터키는 지난해 12월까지 중국 백신 1000만 회분이 공급될 것이라고 자국 국민들에게 발표했지만 이달 초까지 확보된 물량은 300만 회분에 그쳤다. 브라질에선 서류 작업으로 인해 중국산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또 중국산 백신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 모더나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각국의 불만 여론은 커지고 있다. 중국산 백신의 면역 효과는 터키에서 91%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도네시아 연구에선 68%, 브라질에선 78%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산 백신의 면역 효과가 50%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중국 제약사인 시노백은 저렴한 가격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등 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24개국과 구매계약을 맺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미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나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을 구매한 상황이었다. NYT는 “중국산 백신을 구입한 국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정복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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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시노팜 백신 생산시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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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백신 구매 국가에서 비판적 여론이 나오자 중국 당국은 방어에 나섰다. 중국 관영 언론이 미국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알리거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해 중국 백신이 더 낫다고 홍보하는 식이다. 중국 관영 CGTN 앵커 류신은 트위터를 통해 “외국 언론들은 독일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들을 취재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라는 글을 올렸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 글을 공유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조지 가오 센터장은 미국 백신 제약사가 기존에 알려진 방식이 아닌 새로운 기술로 백신을 만들었다며 미국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전 세계 17개국에서 약 1만9000명을 대상으로 ‘어떤 국가에서 코로나 백신을 생산했을 때 신뢰가 가겠는가’라고 물은 결과, 중국은 평균점수 ‘-(마이너스) 19’의 신뢰를 받았다. 같은 조사에서 독일 35점, 캐나다 29점, 미국 16점, 한국 2점 등을 기록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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