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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ML 명예의 전당, 올해는 헌액자 없다...실링·본즈·클레멘스 모두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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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미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또다시 실패의 쓴맛을 본 왕년의 명투수 커트 실링. (사진=A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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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1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게 됐다.

AP통신, USA투데이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27일(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 필요한 7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올해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는 커트 실링, 로저 클레멘스, 배리 본즈, 게리 셰필드, 매니 라미레스, 새미 소사 등 14명의 기존 선수와 AJ 버넷 등 새로운 후보 11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는 커트 실링이었다. 지난해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인 75% 이상 득표에 20표 부족했던 실링은 올해도 겨우 16표 모자라 입성에 실패했다.

실링은 현역 시절 통산 20시즌 동안 216승 146패 2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한 당대 최고의 투수였다. 6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3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 특히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 헌액이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실링은 2007년 은퇴 이후 비상식적인 행보로 논란을 자초했다. 무슬림과 성 소수자를 노골적으로 비난해 물의를 일으켰다.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언론인을 나무에 목매달라’라는 의미를 지닌 유세 티셔츠를 ‘멋지다’라고 표현해 비난을 받았다.

그 같은 일이 계속되자 투표인단은 실링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실링은 올해 포함 벌써 9번째 쓴맛을 봤다. 앞으로 그에게 남은 기회는 단 한 차례. 내년 투표에서도 75%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명예의 전당 후보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도 9번째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본즈는 61.8%, 클레멘스는 61.6%의 지지를 받았다. 본즈와 클레멘스 역시 선수로서 업적은 이미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현역 시절 금지약물을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지금까지 비난을 받고 있다. 본즈는 가정폭력, 클레멘스는 미성년자와의 부적절한 교제라는 잘못을 저지른 적도 있다. 두 선수 역시 실링과 마찬가지로 단 한 번의 후보 기회만 남겨두고 있다.

그밖에 통산 11번의 골드글러브를 받았던 명유격수 오마르 비스켈은 지난해 52.6%에서 49.1%로 득표율이 떨어졌다. 호타준족의 상징이었던 앤드루 존스는 후보 4년 차에 33.9%의 지지를 받았다. 콜로라도 로키스를 빛낸 강타자 토드 헬튼은 3번째 투표에서 44.9%의 득표를 얻는데 그쳤다.

그나마 유의미하게 득표율이 오른 선수는 최고의 3루수로 이름을 날렸던 스콧 롤렌이었다. 롤렌은 지난해 35.3%에서 올해 52.9%로 지지율이 껑충 뛰었다. 최고의 왼손 마무리로 이름을 날렸던 빌리 와그너(31.7%-46.4%)와 LA다저스 시절 ‘박찬호 도우미’로 유명했던 개리 셰필드(30.5%-40.6%)도 득표율이 크게 상승했다.

BBWAA 투표에서 한 명도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명예의 전당은 선수, 감독, 구단주, 사무국장, 해설가, 기자 등 야구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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