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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교생 농구 국가대표 여준석 "프로 조기 진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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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FIBA 아시아컵 예선 앞두고 첫 성인대표팀 발탁

부드러운 슈팅 지닌 203㎝…"훈련의 80%는 3점슛"

"김종규·송교창·양홍석·이승현 장점 다 배우고 싶어"

KBL 구단들, 조기 진출 여부에 관심

뉴시스

[서울=뉴시스]여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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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주위에서 거짓말하는 줄 알고 믿지 않았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용산고 3학년 진학을 앞둔 여준석(19·203㎝)이 생애 처음으로 성인 남자 농구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식 감독은 내달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을 앞두고 여준석을 12명 엔트리에 포함했다. 유일한 고교생이다.

김 감독은 "어리지만 오래 전부터 꾸준히 지켜본 선수다. 당장 어떤 모습을 기대하기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유망주로 여러 경험을 하는 게 긍정적일 것 같다"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여준석은 "개인 운동을 마치고 휴대폰을 봤더니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 있어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통화했더니 친구들이 '너 대표팀에 뽑혔다'고 하더라. 거짓말인 줄 알고 안 믿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여준석의 첫 성인대표팀 발탁을 주요 소식으로 다뤘다.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 2학년 때인 2016년 전국소년체전 결승전에서 50점 34리바운드라는 만화 같은 기록을 작성했다.

맨발 신장이 203㎝로 적수가 없었다. 2017년 KBL 엘리트캠프에 참가해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고, 같은해 미국프로농구(NBA) 유망주 초청 프로그램인 아시아 퍼시픽 캠프에 참가했다. NBA 사무국이 여준석의 참석 여부를 체크할 만큼 '거물'이었다.

여준석은 "연령별 대표팀은 해 봤지만 성인대표팀은 처음이다보니 많이 긴장된다. 솔직히 농구를 하면서 '언제 처음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정말 빠르면 대학교 3학년, 아마도 프로에 가서나 대표팀에 뽑힐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반반이다. 정말 기쁘지만 긴장도 많이 된다"고 했다.

여준석은 2019년 호주에 있는 NBA 글로벌 아카데미에서 시간을 보냈다. 현재 미국 대학에서 활약 중인 이현중(22·데이비슨대)과 함께 했다.

그는 "처음에 가서 적응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붙어보지 못했던 나보다 크고, 힘 좋은 친구들과 대결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도 "지금 돌아보면 정말 큰 경험과 도움이 됐다. 부모님 없이 혼자 갔지만 외롭진 않았다. (이)현중이 형이 있었고, 이집트, 나이지리아 친구와도 즐겁게 지냈다.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 친한 애들이다"고 했다.

여준석은 큰 신장 때문에 원래 센터를 맡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포워드형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훈련의 80%를 슈팅에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5일 태국 방콕 타이-재팬 유스센터에서 열린 FIBA U18 아시안 챔피언십 한국과 시리아의 예선 경기, 한국 여준석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8.08.05.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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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준석은 "호주에 가기 전에는 단순하게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했지만 슛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훈련에 변화를 줬다"며 "장기적으로 3번(스몰포워드)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세범 용산고 코치는 "호주에 다녀온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골밑 플레이와 외곽의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가기 전에는 외곽 플레이에 어색한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향상된 게 눈에 보인다"고 했다.

롤모델을 물었더니 욕심을 드러냈다. "스타일이 제각각이지만 잘하는 형들의 장점을 조금씩 다 배우고 싶다"며 "김종규(DB) 형의 운동 신경, 송교창(KCC) 형의 플레이 스타일을 닮고 싶다. 또 양홍석(KT) 형은 그냥 멋있다. 그런데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은 이승현(오리온) 형 같다"며 웃었다.

김종규(DB)와 이승현(오리온)은 이번 엔트리에 포함됐다. "승현이 형은 픽업 경기에서 잠깐 봤는데 '한국에 오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허훈(KT) 형은 인터뷰하는 것을 지나가다가 슬쩍 봤는데 정말 기대된다. 다른 형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대단한 형들과 함께 한다는 것 때문에 요즘 많이 설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고, 감독님이 시키는 걸 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싶다. 물병도 열심히 건넬 것이다"며 "잠깐이라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면 리바운드면 리바운드, 수비면 수비 뭐든 지시를 따르기 위해 집중할 것이다"고 했다.

프로 구단들은 초고교급 기량을 갖춘 여준석의 행보에 관심이 많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프로 무대에 노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 진출한다면 다음 시즌부터 KBL에서 볼 수 있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한 송교창, 서명진(현대모비스)과 대학 1학년만 마친 양홍석이 리그 주축 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고졸 선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역대 최초로 차민석(삼성)이 고졸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여준석은 "아버지와 가끔 대화를 나누지만 바로 프로에 갈지, 대학을 거칠지 잘 모르겠다. 해외에 도전하는 것도 포기하진 않았다"며 "결국 내 인생이고, 내가 가야 할 길이다.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제일 좋아하는 여자 아이돌은 블랙핑크의 제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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