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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金계란' 가격 낮추자고 들여왔더니…미국산도 '金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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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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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급등한 계란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미국에서 들여온 수입란이 본격 유통된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안전을 이유로 대형마트들이 판매를 꺼리면서 시중에서 쉽게 찾아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한국농식품유통공사 전자입찰시스템(aT Bid)에 따르면 전날 미국산 신선란 3만3840판(60여t)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 결과, 계란 1판(특란·30개)은 평균 5486원에 낙찰됐다. 이번 물량에는 지난 25일 미국 시카고~인천 노선을 통해 들어온 미국산 계란 20여t이 포함됐다.

이는 국산 계란 도매가보다 비싼 수준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국산 특란 1판(30개) 도매가는 5395원을 기록했다. 주요 도매상들은 미국산 계란을 최고 6512원부터 낮게는 4400원까지 낙찰받았다. 최대 출고기한이 다음달 2일인 것을 감안하면, 다음주 중에는 6000~7000원 수준에 유통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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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에 부족해진 국내 계란 공급 상황으로 인한 정부의 긴급 요청으로 미국산 계란을 긴급 수송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 제공 = 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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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가격에 대형마트 외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수입란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aT에 따르면 전날 계란 1판(특란·30개) 소매가격은 1년 전(5263원)보다 27.6% 오른 6718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농할(농산물 할인) 갑시다' 행사를 적용하면 20% 할인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입란이 한 알에 150원대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아직 국산 물량이 남아 있어 수입란 판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입란은 신선도를 이유로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아 회전율이 낮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 일부 음식점서 소비될 듯

실제 올해 AI 여파에 따른 '계란 대란'은 2017년도와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살처분된 산란계 수가 많아 계란 가격이 1만원대에 육박할 만큼 물량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올 겨울 살처분된 산란계는 1100만 마리로 2016년 11월~2017년 4월(3787만 마리)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에 그치는 등 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다.

유통업계는 수입란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보다는 음식점과 제과·제빵업계에서 주로 소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전국 산란계 농가를 수소문하며 계란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수원시에서 마카롱집을 운영하는 정 모(36)씨는 "계란 1판을 7000원대에 받고 있다"며 "수입란을 사용하면 재료값 부담은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6월30일까지 기본 관세율 8~30%인 수입 신선란에 긴급할당관세(0%)를 한시적으로 적용, 무관세로 수입하고 계란값 추이를 고려해 공개 경쟁입찰과 실소유업체에 직접 공급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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