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살아나고 있다. 한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기며 주춤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호조를 보여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이 24조2301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9년(23조4756억원)보다 3.2%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291억원으로 2019년(1조3594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했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85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4분기(-4219억원)보다 훨씬 좋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8일 영업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조500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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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2018년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했다. 당시 중국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LCD 물량을 시세보다 절반가량 싼값에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디스플레이의 미래는 OLED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왔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재로 만든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패널 뒤에서 빛을 쏘는 백라이트유닛이 필요한 LCD보다 화질이 좋은 데다 얇고 가볍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OLED 덕분이다. 지난해 4분기 TV 등에 쓰는 OLED 출하량은 전 분기(지난해 7~9월)보다 5% 이상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정보기술(IT) 제품에 쓰는 LCD 수요도 증가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사업에 중점을 뒀다. 업계에선 TV용 대형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95%가 넘는다고 본다. 이 회사는 최근 중소형 제품으로도 저변을 넓혔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에선 노트북·모니터·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IT 패널의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다. TV 패널은 29%, 모바일 패널 등은 34%를 차지했다. 차량용 OLED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LG디스플레이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소형 중심이었던 OLED 사업을 중대형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80%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국내 OLED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9.6% 증가한 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OLED 수출액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신규 라인 가동으로 외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 만큼 올 상반기까지는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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