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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최강욱·이철 기소… 채널A 사건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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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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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7일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또 MBC의 ‘최경환 전 부총리, 신라젠 65억원 차명투자 의혹’ 기사도 오보(誤報)로 판단해 이를 MBC에 제보했던 이철 전 VIK 대표를 최 전 부총리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채널A 사건은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손잡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관련 비리를 캐려 수감 중인 이철 전 VIK 대표를 협박했다는 작년 3월 MBC 보도에서 시작됐다. 여권(與圈)이 이른바 ‘검(檢)·언(言) 유착’ 총공세를 펼치면서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지휘권 박탈, 윤 총장 징계 청구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지금, ‘검·언 유착’ 주장 대부분이 무너지면서 오히려 ‘권(權)·언(言) 유착’ 의혹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작년 4월 최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허위라고 판단하고 그를 기소했다. 최 대표는 당시 이동재 전 기자 녹취록 내용이라며 이 전 기자가 이철씨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MBC는 ‘검·언 유착’ 근거로 채널A 기자가 ‘최경환 65억 신라젠 투자’도 이철씨에게서 제보를 받았지만 유 이사장 비위에만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으나, 수사팀은 이 역시 허위라고 결론을 내렸다. 앞서 수사팀은 유착 상대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도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이성윤 지검장이 결재를 거부하고 있다.

채널A 사건 ‘검언유착’ 몰다, 거꾸로 기소당해

검찰이 27일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이철 전 VIK 대표를 허위 사실 유포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면서 여권의 ‘검·언 유착’ 몰아가기가 허물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 대표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철씨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 또 이철씨가 MBC에 제보한 ‘최경환 65억 신라젠 투자’ 의혹은 모두 허위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법조계 인사들은 “이 사건은 오히려 친여 방송과 여권 인사들이 합작해 ‘검·언 유착’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몰아간 ‘권·언(權言) 유착’이 본질”이라고 했다.

①사기꾼 제보자로부터 시작

법조계에서는 MBC의 ‘검·언 유착’ 보도가 ‘사기꾼의 제보’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이 드러났을 때부터 ‘기획 보도’ 의혹이 제기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랄하게 비난해 온 여권 골수 지지자였던 사기 전과자 지모씨는 ‘신분’을 숨기고 작년 2월 신라젠 의혹과 관련해 이철 전 VIK 대표를 취재하려는 채널A 기자를 만났다. ‘시계형 녹음기’를 찬 지씨는 이 전 대표와 일면식도 없으면서 대리인 행세를 하며 대화를 녹음했다. 그때마다 ‘몰래 카메라’를 대동한 MBC 취재진이 그 장면을 찍었다. 지씨는 MBC 보도 며칠 전부터 페이스북에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이라고 썼다.

②이어지는 거짓말

작년 4월 3일 MBC 보도 직후 최강욱 대표는 이동재 전 기자의 녹취록 내용이라며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VIK 대표에게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종용했다는 글을 페이스복에 올렸다. 허위 사실이었다. 하지만 여권은 “검찰과 언론이 총선에 영향을 끼치려고 유시민 보도를 기획했다”고 총공세에 나섰다. 앞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MBC 보도 전 최 대표와 사진을 찍고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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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MBC에 “최경환 전 부총리가 신라젠에 65억원을 차명 투자했다”고 제보했다. MBC는 채널A 기자가 ‘최경환 제보’를 받고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에만 관심을 보였다며 ‘검·언 유착’의 근거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제보 또한 허위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유 이사장은 작년 7월 24일 MBC 라디오에 나와 “한동훈 검사장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지난 22일 이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사과했다.

③'진짜' 검·언 유착 의혹

KBS는 채널A 기자 구속 다음 날인 작년 7월 18일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이 부산고검에서 만나 유 이사장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제기를 공모했다”고 보도했다. 오보였다. KBS는 하루 만에 사과했다. 오히려 KBS 오보에 ‘추미애 라인’으로 꼽힌 서울중앙지검 검찰 간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④ 재판에서 무너진 ‘검·언 유착’

채널A 기자 재판에서 ‘권·언 유착’ 의혹은 더 짙어졌다. 작년 10월 ‘검·언 유착’ 피해자라는 이철 전 VIK 대표는 증인으로 나와 “검찰 조사에서 유시민 관련 질문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검찰과 언론이 공모해 ‘유시민 비위’를 캐려 이 전 대표를 협박했다”는 게 ‘검·언 유착’ 요지였지만 당사자인 이 전 대표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한동훈’ 이름을 3월 25일에서야 변호사한테 처음 들었다고 했다. 그때는 이미 지씨와 채널A 기자의 모든 만남이 끝난 뒤였다. 더욱이 지씨는 지난 15일까지 5차례의 증인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⑤ 편지가 유일한 증거?

‘검·언 유착’ 상대로 지목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팀은 지난달부터 무혐의 보고서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올려 결재 요청을 했지만 이 지검장은 결재를 뭉개고 있다. ‘검·언 유착’ 뼈대가 부서진 상황에서 작년 7월부터 구속된 채널A 기자는 6개월의 구속 기간이 만료돼 다음 달 5일 석방된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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