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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개미가 기관을 이겼다...헤지펀드 멜빈, 게임스톱 공매도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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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게임기 소매체인 게임스톱 주식을 놓고 공매도 기관투자가들과 개미 투자자들이 싸운 끝에 결국 기관투자가들이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018년 3월 2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게임스톱 매장.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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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개미 투자자들에게 헤지펀드가 패배했다. 개미투자자들과 경쟁에서 패해 수십억달러 손실을 기록하면서 파산위기에 몰렸다.

27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멜빈캐피털은 이날 게임기 소매체인 게임스톱 공매도로 수십억달러를 손해 본 뒤 결국 공매도 물량을 모두 메우고 물러났다.

개미 투자자들이 소셜뉴스 웹사이트 레딧의 주식 채팅창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게임스톱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멜빈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멜빈은 게임스톱 주가 폭등세 속에 공매도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결국 공매도를 포기했다.

이번주초 멜빈은 경쟁 헤지펀드인 시터델과 포인트72에 27억5000만달러 자금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 몰렸다.

멜빈은 공매도 한 게임스톱 주가가 폭등해 올들어 3주 동안에만 30%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손해본 금액은 37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멜빈은 이날 "게임스톱 (공매도) 포지션을 닫았다"고 밝혔다.

게임기와 게임 소프웨어, 전자제품, 스마트폰 등을 판매하는 소매체인 게임스톱 주가는 최근 이상 폭등하고 있다.

올들어 1500% 넘게 폭등했고, 이날 오전장에서도 주가가 330달러에 육박했다. 몇주 전만 해도 게임스톱 주가는 6달러대였다.

공매도를 한 경우 계약을 끝내려면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는 점을 개미투자자들이 노리고 집중적으로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인 것이 주가 폭등과 공매도에 나섰던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손실을 불렀다.

레딧 이용자들이 특히 게임스톱 주가에 큰 영향을 준 요인은 콜옵션이었다. 주식을 살 권리는 있지만 사야하는 의무는 없는 콜옵션을 개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면서 증권사나 은행들이 헤지를 위해 게임스톱 주식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주가 폭등 속에 게임스톱 공매도 규모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주요 공매도 세력 가운데 하나인 카슨 블록은 이날 자신의 헤지펀드 머디 워터스도 게임스톱 공매도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매도 대규모 축소가 '로켓과학'처럼 어려운 논리가 아니라면서 "공매도를 대폭 줄이거나 아니면 (파산해서) 문을 닫거나" 둘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블록은 이어 "이 단계도 지나가기는 하겠지만 그동안은 참가자보다 관중으로 남아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게임스톱 공매도에 나섰던 소규모의 시트론리서치 역시 된서리를 맞고 물러났다.

공매도 투자자 앤드루 레프트가 운영하는 시트론은 지난주 게임스톱 주가는 폭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주가에서 게임스톱 주식을 사는 이는 "이 포커 판의 호구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주가가 더 폭등하자 결국 큰 손해를 보고 공매도를 접었다.

레프트는 이날 게임스톱 공매도를 이미 접었다면서 게임스톱 주식을 사서 공매도에 따른 손실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멜빈은 그냥 투기세력은 아니다.

헤지펀드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업체 가운데 하나로 자산운용 규모가 125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수익률이 52%에 이르러 업계 수위를 달렸다.

나스닥 최고경영자(CEO) 아디나 프리드먼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아마추어 개미 투자자들이 미국 최고 헤지펀드 가운데 하나인 멜빈을 파산 직전으로 몰고 갔다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주가 '조작'을 막기 위해 감독당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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