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금호석유화학 또 경영권 분쟁…최대주주 조카, 박찬구 회장에 '반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철완 상무 전날 공시 통해 "특수 관계 해소"…사실상 선전포고

주총서 박찬구 회장 해임 시도할 듯, IS동서와 연대 여부 관심

뉴스1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 좌측)과 박철완 상무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72)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42)가 '반기'를 들며 금호가(家)가 10여 년 만에 다시 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과거에는 '형제의 난'이었지만 이번에는 '조카의 난'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42)는 전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라고 밝혔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그룹 3대 회장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다. 박정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둘째 아들, 박찬구 회장은 넷째 아들로, 박철완 상무에게는 박찬구 회장이 삼촌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특수 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다.

그러나 박철완 상무는 이번에 공시를 통해 '더 이상한 특수 관계가 아니다'라고 공개선언을 했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찬구 회장 지분율은 이보다 낮은 6.69%이며,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42)가 7.17%, 딸 박주형 상무(40)가 0.98%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공시에서 밝힌 특수관계인 해소가 박 상무가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전무에게 선전포고한 것과 다름없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박 상무는 이번 공시에서 특수관계 해소에 따른 주식 보유 목적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중 제1호(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와 관련해 상법에 따른 주주제안권의 행사 기타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즉 이사 및 감사 중 누군가를 해임하기 위해 박철완 상무가 최대주주서 권리를 행사할 것이고, 이 작업에 앞서 박찬구 회장과의 특수 관계를 해소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현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이자 회장인 박찬구 회장 간의 지분싸움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스1

금호석유화학 본사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박철완 상무가 사모펀드나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중견건설사 IS동서 측과 힘을 합쳐 박찬구 회장의 해임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S동서 측이 확보한 지분율은 지분 대량 보유 공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5% 미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철완 상무와 IS동서의 지분율을 합하면 대략 14%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박찬구 회장과 자녀들의 지분율 14.84%와 대등한 수준이다.

IS동서의 오너는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하며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얻으려 했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76)의 동생인 권혁운 회장(70세)다. 재계에서는 오는 3월 금호석유화학 주총에서 지난해 한진칼 주총에서 벌어진 해임 시도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이와 관련해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지분 공시와 관련, 현재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어 정확한 답변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금호 일가는 2009년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형제의 난'이 터지며 오랜 시간 반목했고, 결국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ryupd01@new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