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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설 연휴 앞둔 거리두기 완화, 성급히 결정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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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0~400명을 오가며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 했던 코로나 확진자가 어제 0시 기준으로 다시 559명으로 늘어났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대전 IEM국제학교와 광주 TCS 국제학교 등 비인가 교육시설에서만 무려 300명 가까운 감염자가 쏟아져 나온 탓이다. 보육시설도 운영하는 광주학교에서는 어린이집 교사와 원아들까지 감염됐다고 한다. 두 곳의 학생들은 기숙사 방 한 칸에 20명이 함께 합숙하는 등 ‘3밀’ 환경에 있다가 무더기 확진된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IM 산하인 경기도 용인의 시설에서도 12명이 확진되는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30여개 유사시설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역 당국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위험 인자들이 다수 있음을 확인시켜 준 집단감염 사례인 셈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차 대유행이 완만하게나마 잦아들었다고 보고 29일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집합금지 등의 조치를 완화하는 쪽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가 통제권에 들 정도로 감소추세에 있고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가족들 모임은 일정 부분 풀어 줘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도 작용했을 것이다. 설 연휴 특수를 기대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거듭된 완화 요구도 방역 당국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아울러 교육부가 신학기에 유치원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 장애 학생들을 등교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코로나 진정세에 발맞춘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다고 해도 현재의 추세를 정량적뿐 아니라 정성적 요소까지 분석한 뒤 완화 여부는 다소 보수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M 관련 시설뿐 아니라 익명 검사가 진행되는 선별진료소에서 지역 사회의 숨은 감염자가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 해외에서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사례도 늘고 있는 등 도처에 위험 변수들이 상존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시점이 아니다.

설 연휴를 앞둔 국민들의 목소리나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이 걸린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백신과 치료제가 도입되고 확진자가 확실한 안정세를 보일 때까지 단계 완화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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