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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규제 피해 몰려든 외지인, 아파트 ‘패닉바잉’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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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계룡·경기 안산·경기 김포 등 외지인 거래 비중↑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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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아파트값이 10% 이상 상승한 시 17곳 중 15곳에서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 상가.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은 대부분 외지인들의 거래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피해 몰려든 외지인들이 아파트를 사들이면 이에 자극받은 지역주민들이 매수 행렬에 가세하면서 집값이 연중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8일 연합뉴스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10% 이상 상승한 시(市)는 모두 17곳으로, 이 가운데 15곳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계룡시는 지난해 아파트 거래 총 1106건 중 절반이 넘는 50.9%가 외지인 매입 거래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전년(37.6%)과 비교하면 13.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 대상 17개 시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다. 경기 안산시도 지난해 아파트 거래 1만1727건 중 53.5%를 외지인이 사들인 거래로 나타나 전년(42.2%)보다 11.3%포인트 증가했다.

작년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기 전까지 ‘풍선효과’가 뚜렷했던 경기 김포시는 지난해 외지인 거래 비중이 58.2%(1만5492건 중 9021건)로 전년(47.0%)보다 11.2%포인트 올라갔다.

반면 작년 아파트값 상승률이 44.9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세종시는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 47.0%에서 작년 45.4%로 1.6%포인트 낮아져 하남시(66.7%→56.5%)와 함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줄어든 지역으로 꼽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부분의 집값 과열 현상은 외지인의 투기적 수요와 맞물려 있다”며 “지난해 수도권·지방의 과열은 외지인이 발동을 걸고 실수요자인 현지 주민이 ‘패닉바잉(공황구매)’으로 가세하면서 심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지인 거래 비중이 높아진 시점과 집값이 급등한 시점은 대체로 일치한다. 17개 지역 중 외지인 거래 비율이 가장 높아진 계룡시의 경우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1~5월 0.51% 아래로 유지되다가 6월부터 8월까지 1.33%, 3.81%, 2.29%로,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계룡시 아파트 거래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5월 47.2%에서 6월에 61.5%로 크게 올라가 지난해 최고를 기록했고, 7월과 8월도 각각 51.3%, 55.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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