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GTX는 집값 급등열차…경기도 '20억 아파트' 속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패닉바잉'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번지면서 수도권 아파트가격이 약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넷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올라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0.33% 올라 지난주(0.31%)에 이어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수도권 중에서는 경기도가 전주 대비 0.46% 상승해 역대 최고 폭으로 올랐다.

이는 그간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2030세대 등의 패닉바잉이 상대적으로 덜 비싼 주변 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번지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경기도 남양주 왕숙지구와 고양 창릉지구 등 3기 신도시 교통망을 확충하기 위해 지하철 9호선 연장과 고양선 신설, GTX-A 노선 창릉역 신설 등 대책을 확정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남양주시는 이번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96% 오르며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남양주시는 올해 들어 4주간 누적 상승률이 3.08%에 달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주시 다산동의 '힐스테이트다산' 전용면적 84㎡는 지난 8일 9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만 해도 7억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만에 1억3000만원이 올랐다.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가격은 이번주 0.87% 상승했고, 의왕시(0.91%)와 양주시(0.71%), 의정부시(0.68%) 등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고양시 아파트 매매가격의 4주간 누적 상승률은 3.85%에 달했다.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삼송원흥역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1년 만에 2억원 넘게 올라 9억2000만원에 최근 손바뀜됐다.

'패닉바잉'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경기도 지역에서 20억원 넘는 '초고가 아파트'도 급증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경기도에서 매매가격이 20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모두 101가구였다. 2019년 32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3건, 9건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20억원 이상 아파트가 등장한 지역도 다양해졌다. 2019년 32건은 모두 성남시 분당구, 수정구에서 매매가 이뤄졌다. 2020년에는 분당구와 수정구뿐만 아니라 고양시 일산동구, 과천시, 부천시, 수원시 영통구, 용인시 수지구, 하남시 등 서울과 밀접한 대부분의 경기도 지역에서 20억원 이상의 아파트가 등장했다.

2020년 '20억원 아파트' 대열에 합류한 지역 가운데 일산동구, 부천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을 감안하면 규제로 인한 부작용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규제 지역을 늘릴 때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투자 지역'으로 판단해 수요가 더욱 몰리는 것이다. 투기과열지구는 2002년 도입됐을 때부터 '낙인효과가 발동해 지정된 지역 집값은 상승하고 지정받지 못한 지역 집값은 빠질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임대차법'도 초고가 아파트 등장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거래 101건 가운데 8월 이후에만 71건(70%)이 집중됐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0.01%포인트씩 상승폭을 확대한 데 이어 올해에도 1월 1∼4주간 각각 0.06%, 0.07%, 0.09%, 0.09% 등으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원은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거나 역세권과 신축 단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된 단지 위주로 아파트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권한울 기자 / 정석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