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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단독] 녹십자랩셀 항암제, 미국 머크에 기술수출…총 2조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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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와 기술 협력을 체결한 미국 머크(국내 사명 MSD) 본사. [사진 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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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가 미국에서 독자 개발 중인 항암제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한다. 전체 계약 규모는 2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가 2조원 이상의 기술수출을 기록한 것은 한미약품, 알테오젠에 이번이 세 번째다.

GC녹십자의 관계사인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는 28일(현지시간) “미국계 제약사 머크와 NK세포 치료법에 대한 독점 협력 및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국 제약사 머크(Merck)는 독일 머크와 별개 회사로, 북미권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MSD라는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GC녹십자 측은 머크에 NK세포 치료을 수출한다. NK세포는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세포를 직접 공격·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 항암제로 개발 중인 세포 치료제는 고체 종양 관련 항원을 공격한다.

이번 기술 수출은 모두 18억6600만 달러(약 2조900억원) 규모다.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는 일단 3000만 달러(약 335억원)의 계약금을 받는다. 이후 머크가 옵션을 행사하면 추가로 1500만 달러(약 167억원)를 받을 수 있다. 또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가 단계별로 기술 목표를 이행할 때마다 각각 6억6200만 달러(약 7400억원)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머크는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에 연구자금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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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랩셀 로고.



GC녹십자랩셀은 지난 2019년 3월 GC녹십자그룹의 지주사인 GC(옛 녹십자홀딩스)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임상 연구개발 자회사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를 설립하고, AB101 양산 기술을 이전했다.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는 NK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AB101 원천기술을 확보한 GC녹십자랩셀은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가 단계별 임상시험에 성공할 때마다 기술료(마일스톤·milestone)를 받는다. 마일스톤은 신약의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기술판매 계약을 체결한 뒤 결과가 진척될 때마다 받는 수익을 의미한다.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임상1상·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후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는 미국 20개 암센터에서 혈액암 환자에게 AB101과 항체치료제(리툭산)를 병용 투여하면서 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 기존에 다른 항암제를 투여했지만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종양이 재발한 림프종 환자가 임상시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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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이고에 GC녹십자가 설립한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 로고. 사진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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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럽혈액학회에서 GC녹십자랩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림프종 환자에게 AB101과 리툭산을 병용 투여하자 전체 환자의 절반(50%)에서 부분관해(PR·종양이 절반 이상 축소되면서 4주 이상 증상이 악화하지 않는 상태)가 관찰됐고,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GC녹십자는 “종양 억제 능력이나 생존율과 같은 각종 지표에서 AB101의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닉 헤이닝 머크연구소 종양학·면역학 총괄부회장은 “NK세포 기반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이번 계약은 특정 신약 후보물질 기술만 이전하는 방식과 달리, 원천 플랫폼 기술수출의 성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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