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성착취물을 구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들이 1심에서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박용근 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소지) 혐의를 받는 이모씨에게 지난달 27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음란물의 양이 매우 많은 점에 비춰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자백하고 있고 반성하는 점, 추가로 영상을 유포하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과 신상정보 공개도 명했다.

이씨는 2019년 12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고 음란물 4785개를 구매해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또한 사회봉사 시간이 80시간으로 더 적은 것을 제외하면 동일한 형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웹하드 사이트에서 박사방 성착취물 547개를 다운받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음란물 소지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면서도 "자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해 11월에도 n번방 성착취물 구매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은 n번방 운영자 '켈리' 신모씨에게 5만원을 내고 성착취물 2254개를 구매한 혐의를 받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로 "소지한 음란물 수가 많고 신씨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구매해 죄질도 좋지 않지만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음란물을 구매해 다시 유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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