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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 콧수염’ 공격 당했던 해리스 “한국 인종차별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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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직전 영국 FT와 인터뷰

“한·일 역사적갈등 당시…” 언급

중앙일보

해리 해리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재임 중 한·일 갈등과 관련한 인신공격을 받은 데 대해 “인종 차별에 놀랐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한 그의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에서다.

해리스 전 대사는 “한·일 간 역사적 갈등이 불거졌을 때 개인적으로 그렇게 많은 공격을 받을 줄 몰랐다”며 “일부 인종 차별(racial baiting)에 대해선 놀랐다”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일본인 어머니와 주일 미군인 아버지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났다.

FT는 “해리스 전 대사는 일본계였기 때문에 일부 한국 언론의 타깃이 됐으며, 재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을 대하는 방식 때문에 그를 향한 분노는 더 커졌다”고 전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2019년 7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나의 민족적 배경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한다”며 “한국처럼 진보적인 나라에서 놀라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스 전 대사의 재임 내내 한·일 관계는 악화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등 동맹을 향한 무리한 요구를 쏟아낸 탓에 이런 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대사로서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리스 전 대사의 콧수염까지 비판의 소재가 될 정도로 도를 넘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총독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는 해리스 전 대사의 사진에서 콧수염을 떼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말했다.

CNN은 지난해 1월 “해리스의 콧수염이 일제강점기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한 감정을 건드렸다”며 “한·미 동맹의 균열과도 연관된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콧수염이 논란이 되자 “군인과 외교관 삶을 구분 짓기 위해 기른 것”이라고 했지만,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해 7월 “마스크 쓰려니 덥다”며 콧수염을 깎았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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