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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덮은 '카슈끄지 살해정보' 바이든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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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DNI 통해 카슈끄지 보고서 곧 의회에 제출"

"암살단 탄 전용기, 왕세자 소유"…새 정황 또 나와

"바이든 상대는 사우디국왕"…실세 왕세자와 선긋기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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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201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비판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사진) 살해사건의 배후에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이 드디어 풀리는 걸까.

2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한 기밀 보고서를 이르면 내일(25일)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국가정보국(DNI)을 통해 보고서를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유지하고 있다”며 “곧 (공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앞서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의 애브릴 헤인스 국장은 지난달 미 상원의 인준 청문회 당시 ‘카슈끄지 정보를 공개하겠느냐’는 론 와이든(민주·오리건) 상원의원의 질문에 “법률을 준수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미 의회에서 의결된 국방수권법(예산법)에는 미 의회는 정보기관들이 카슈끄지를 살해한 자들과 살해를 지시하거나 공모한 자들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즉 DNI로부터 보고서를 받는 즉시 의회는 이를 대중(大衆)에 알려야 한다는 얘기다.

카슈끄지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반(反)체제 인사로 잘 알려졌다. 그는 2018년 10월 터키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당시 터키 현지언론은 물론 주요 외신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파견한 암살단이 카슈끄지를 총영사관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은폐했을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아직도 카슈끄지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무함마드 왕세자를 사실상 사우디의 국가수반으로 인정하는 등 친(親) 사우디 정책을 편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국제사회의 진상규명 요구와 위법 논란 속에서도 끝내 카슈끄지 살해사건 정보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샀었다.

이런 가운데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살해사건에 연루됐다는 또 다른 정황이 포착됐다. CNN이 확보한 사우디 국영기업과 전직 최고위 정보당국 관료인 사드 알자브리 간 소송문서를 보면, 카슈끄지 암살단 15명 중 13명은 카슈끄지 살해 후 ‘스카이 프라임’ 항공이 운영하는 HZ-SK1·HZ-SK2 등 2대의 전용기를 타고 사우디로 돌아갔다. 문제는 스카이 프라임이 2017년 12월부터 무함마드 왕세자가 의장을 맡은 국부펀드가 소유권한 항공사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CNN은 “카슈끄지 살해사건과 무함마드 왕세자 간 또 다른 연결고리를 제공한다”고 썼다.

한편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조정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상대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아닌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카운터파트는 실세인 왕세자가 아닌 국왕임을 분명히 하며 거리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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