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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엔 김치" 기네스 팰트로 극찬, 英정부는 경고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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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가디언 24일(현지시간) 디지털 톱 기사. 헤드라인이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기네스 팰트로의 '콤부차와 김치를 먹으라'는 코로나19 조언에 경고를 보내다″라고 돼있다. [가디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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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김치를 콕 집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효”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영국 보건 당국이 “추천할만한 조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권위 있는 일간지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기네스 팰트로의 ‘콤부차와 김치’ 코로나19 조언에 경고를 보내다”라는 제목을 달아 디지털 톱기사 중 하나로 보도했다.

NHS는 한국의 보건복지부에 비견되며, 이같은 언급을 한 인물은 스티븐 포위스 의료담당 국장으로, NHS의 최고위직이다. 런던대학교 의학 교수이기도 하다. 한국으로 따지면 보건복지부 장관 및 질병관리청장 격이다. 가디언은 “팰트로가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에 대해 NHS 국장이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전한 포위스 국장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지난 며칠간, 기네스 팰트로가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증상을 겪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그의 건강을 기원하지만, 그가 추천한 몇 가지 해결책은 우리 NHS가 추천하는 해결책들과는 실제로 다르다. 코로나19를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진지한 과학을 적용해야 한다.”

포위스 국장은 또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모든 인플루언서들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허위 정보(misinformation)라는 것은 바이러스와 같아서 국경을 넘어 이동하며 변이를 일으키고 진화한다”고 경고했다. 포위스 NHS 국장이 김치를 콕 집어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고 발언한 것은 아니다. 팰트로의 주장을 두고 경고를 보내며 그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이 코로나19 관련 특정 정보를 홍보하는 것에 경고를 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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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대한 유산'의 기네스 팰트로. 리즈 시절이다. 영화 공식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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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팰트로는 지난 17일 자신이 경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굽(Goop)을 통해 코로나19 증상을 겪었다고 공개하며 “엄청 많은 공부를 했고 내 방식이 맞다는 것을 뒷받침할 발견들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식 위주 식단”을 강조하면서 “코코넛 단백질과 무설탕 콤부차와 김치”를 언급했다. 콤부차는 미국에서 수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다시마로 만든 음료다. 그는 김치에 대해선 “진짜 좋은 무설탕 김치를 발견했다”며 “맷지스(Madge’s)라는 브랜드의 채식 다이콘 김치인데 놀랍다”고 말했다. 특정 브랜드까지 언급한 것이다. 그가 언급했던 김치를 맷지스 브랜드에서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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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팰트로가 먹었다는 김치. 맷지스라는 브랜드의 무설탕, 동물성 및 어류 무첨가 김치라고 되어 있다. [맷지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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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안에 담긴 것은 배추김치로 보인다. 팰트로가 언급한 ‘다이콘’은 일본어에서 무(大根)를 의미한다. 이 브랜드는 이 김치가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어패류도 쓰지 않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액젓류도 쓰지 않은 것으로 한국의 정통 김치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425그램 한 병에 배송비를 빼고 10달러(약 1만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의 한 브랜드 김치는 약 두 배 많은 1㎏에 9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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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팰트로가 경영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기업 '굽'의 홈페이지. ″GP(기네스 팰트로)가 밤에 하는 루틴″을 소개하며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굽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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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트로가 김치와 함께 추천한 방식은 매일 11시까지 금식하기, 적외선 사우나에 자주 가기, 허브를 함유한 무알콜 칵테일 마시기 등이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브랜드 굽에서 판매하는 특정 칵테일을 추천했다. 가디언이 팰트로의 이번 발언이 자신의 브랜드 굽을 홍보하기 일환이라는 의혹도 제기한 배경이다. 가디언은 “굽은 2018년에도 특정 제품을 판매하면서 증명되지 않은 건강 효과를 홍보하다가 문제를 일으켰다”며 “당시 제품을 복용한 이들에게 상당한 금액을 위로금 격으로 지급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NHS의 경고성 발언에 대한 팰트로 및 굽 측의 입장은 25일 현재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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