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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줄에 매여 줄줄이 끌려가니”...김승태 만세운동가 약 100년만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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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백성들을 더욱 조여 매어 옥에 가두고 허리에 철사로써 줄줄이 매어서 끌고 가니…”.

1919년 4월12일 경남 김해시 장유만세운동을 주도한 김승태(1878∼1940) 선생의 모친 조순남 여사가 쓴 ‘김승태 만세운동가’(이하 만세운동가)의 한 대목이다.

장유만세운동은 1919년 3월1일 서울을 기점으로 전국으로 확산하던 만세운동의 일환으로, 김해 장유 무계리 장터에서 3000여명이 태극기를 들고 독립만세 시위행진을 벌였다. 현장에서 3명이 순국하고 12명이 투옥됐는데 김승태 선생은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만세운동가는 총 37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작성된 내방가사(內房歌辭)로, 장유만세운동 전개과정과 일본 기마대 연행, 투옥 및 재판 과정, 출소 이후 분위기 등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장유만세 운동의 실상과 기마대 연행’ 대목에는 일본 경찰의 폭력으로 잔혹하게 죽음을 당하거나 분노한 백성이 철사 줄에 매여 끌려가는 처절했던 당시의 현장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홍숙 창원대 외래교수는 “당대 여성으로서 조순남 여사가 가진 남다른 역사의식은 여타의 내방가사가 여성의 생활에 치중되어 있는 장르적 범주를 능가하고 있다”며 “이 점에서 만세운동가가 지니는 차별화된 높은 문학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기록원은 3개월 간의 복원처리를 거쳐 만세운동가를 복원해 국가기록원·김해시청 누리집을 통해 원문을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5월 김해시가 복원지원을 의뢰했을 당시만 해도 앞·뒤 표지가 결실되거나 찍긴 상태였다. 일부는 글자를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잉크 번짐 자국이 심했다.

국가기록원은 디지털복원을 통해 글자를 판독하는 1단계에 이어 흡입장치와 여과수만으로 장시간에 걸친 수작업을 통해 잉크를 최대한 제거하는 2단계 복원을 진행했다. 이로써 확인이 불가능했던 글자의 가독성을 향상시켰고 추가적인 표지 제작으로 보존성을 높였다.

최재희 국가기록원장은 “3·1절을 맞아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함께 일어났던 장유 지역 만세운동의 기록을 복원할 수 있어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역사성뿐만 아니라 문학성에 있어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기록물 복원을 통해 고귀한 독립운동 정신과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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