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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화이자 백신, 실제 예방효과 94%” 이스라엘이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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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화이자 접종자 60만명 연구 결과

“80세 이상 효과 안 떨어지고…영국발 변이에도 효력”

이스라엘 총리 “3월까지 접종 완료 · 4월 완전 개방 희망”

세계일보

지난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의 도시 라말라와 예루살렘을 사이의 칼란디아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의료진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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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실제 예방 효과가 90% 넘는 것으로 이스라엘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앞서 화이자 백신은 3상 임상시험에서 95% 예방 효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벤구리온대와 클라릿 연구소,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이스라엘 주민 약 120만명을 상대로 진행한 실제 임상에서 화이자 백신의 효력은 94%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이날 의학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됐다.

◆“화이자 백신, 80세 이상 예방효과 젊은층과 비슷”

시험대상은 지난해 12월~올해 1월 화이자 백신을 맞은 16세 이상 약 60만명과 이들과 같은 수의 미접종자다. 이들 데이터를 서로 비교한 결과 1차 접종만 받았을 경우 2~3주 후 코로나19 증상 예방효과는 57%, 2차 접종까지 받았을 때는 1주일 이상 후 증상 예방 효과가 94%였다.

확진 판정 여부를 기준으로 하면 1차 접종만 받은 경우 46%, 2차 접종을 마쳤을 경우 92%였다. 입원 예방 효과는 1차 접종 시 74%, 2차 접종까지 받으면 87%를 나타냈고, 중증 예방 효과는 각각 62%, 9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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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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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통제되지 않은 실세계 환경에서 진행돼 동료평가(피어리뷰)를 거친 첫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19일 백신 접종을 시작,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접종이 이뤄져 실제 임상연구를 진행하기에 적합한 곳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연구 선임저자인 랜 발리커 교수는 “현실에선 콜드체인(저온 유통망)이 완벽하게 유지되지 않고 대체로 사람이 더 아프고 연령이 높다”라면서 “통제된 임상 환경보다 결과가 나쁠 것으로 예상했지만, 효력이 비슷해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이 연령대와 기타질병 여부에 따라 구분한 하위 집단 간 백신 효력의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 80세 이상의 백신 접종자가 약 2만2000명 포함됐는데, 이는 화이자의 3상 시험접종 때보다 훨씬 많은 수로, 80세 이상 고령층에도 백신 효과는 떨어지지 않았다.

또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력이 있었다. 연구 기간에 이스라엘에선 영국발 변이가 우세종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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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쇼핑백을 든 한 여성이 거리를 걷고 있다. 예루살렘=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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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49% 접종’ 이스라엘, 4월 일상 복귀 목표

이스라엘은 화이자에 접종 관련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조기에 대규모 물량을 확보해 신속한 접종에 들어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스라엘의 완전한 일상 복귀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신호가 되고 있다.

이날까지 이스라엘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약 49%에 달하는 453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쳤고, 34%에 달하는 314만 명은 2회 접종을 마쳤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률이 85%에 육박하면서 고령층 확진자와 중증 환자 비율은 급격하게 줄었다. 다만 영국발 변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접종률이 낮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감염이 이어지며 하루 3000명 안팎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에서 헤어나는 일상 복귀 목표 시점을 4월로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휴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월 말까지 16세 이상 모든 성인의 백신 접종을 마치고 4월까지 완전한 개방을 희망한다”면서 “이제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아 심하게 아프거나 죽을 수도 있는 사람이 100만여 명 남았다”고 적극적인 접종 참여를 독려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와 감염 후 회복자, 음성 확인자 등에게는 ‘그린 패스’를 발급해 헬스클럽과 수영장을 비롯해 문화·체육 행사에도 참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아울러 백신 미접종자의 신상정보와 연락처 등을 각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부, 복지부 등에 통보해 접종을 독려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압박수단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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