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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유리 '스벅 논란' 뜻밖의 불똥…수기 명부 문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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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방송인 사유리.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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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사유리의 ‘스타벅스 입장 거부’ 논란이 수기 출입명부 문제로 옮겨붙었다.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던 수기 명부 작성 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침이 알려지면서다. 서울시는 수기 명부 작성의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해 중앙정부에 대안으로 전화를 활용한 안심콜 방식을 건의했다.

사유리는 거주하는 아파트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해 어린 아들과 함께 스타벅스에 들어갔지만 급히 나오느라 휴대전화를 챙기지 못했다. 이 바람에 QR코드 체크인을 하지 못해 매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는 사연을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휴대전화가 없다는 이유로 매장에서 내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유리 말에 논란이 일자 스타벅스는 24일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QR코드 체크인 또는 신분증 확인 후 수기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사유리는 이튿날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는데 다급한 마음에 큰 실수를 했다”며 사과했다.



‘신분증 확인’ 안 지키면 과태료 부과







양측의 입장 표명으로 해당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됐다.

우선 수기 명부에 주민등록번호를 써야 하느냐는 것이다. 초반 “해당 지점 직원이 수기 명부에 주민등록번호를 적고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는 스타벅스 측 입장이 공개되면서 나온 궁금증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로 파악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해당 직원은 전화번호를 적도록 안내했는데 사건이 알려진 뒤 언론 대응 과정에서 소통이 잘못된 것 같다”며 “수기 명부에 주민등록번호를 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방역 지침에 따르면 수기 명부에는 거주지와 전화번호를 써야 한다.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도 많은 네티즌이 “카페에서 수기 명부를 작성할 때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은 적이 없다”는 의문을 나타냈지만 방역 지침상 수기 명부를 작성할 때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본인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를 지키지 않아 적발되면 업주에게 과태료 150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는 영업장이 많은 데다 이 부분에 대한 단속도 어렵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해도 명부에 거짓 정보를 썼는지 가려내기 어렵다”며 “수기 명부의 실효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달 중순 카페·음식점·유흥시설 16만여 곳에 수기 명부 대신 안심번호를 활용한 안심콜 제도를 도입하자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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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유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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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수기 명부 대신 안심콜 도입” 건의



안심콜 출입관리는 영업장에 안심번호를 부여하고 출입자가 이 번호로 전화하면 출입시간과 번호가 자동으로 저장되는 시스템이다. 서울시는 공공청사·복지시설 등 72곳에 안심콜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비용은 개개인이 부담하도록 했다. 강원도 영월군은 음식점·카페·PC방 등 1000여 곳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했으며 비용은 군에서 대고 있다.

이처럼 이미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안심콜 서비스를 사용하는 지자체가 많지만 통신 비용이 들어 모든 서울시내 음식점·카페·유흥시설에 이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기 명부와 관련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사생활 침해 우려로 이름 대신 거주지를 적는 방식으로 바꿨으며 최근 휴대전화 번호 대신 네이버·카카오의 QR체크인 화면에서 숫자와 문자 6자리로 구성된 개인안심번호를 발급받아 쓰는 방식도 새롭게 도입했다.

새로운 출입관리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어느 방식이나 사각지대가 있다. 개인안심번호는 2G 폰에서는 발급받을 수 없으며 안심콜은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3G 휴대전화 소유자는 귀찮더라도 가능하면 원칙대로 전자 출입명부(QR코드)를 기록하는 것이 역학조사 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획일적 관리가 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다소 복잡하다 해도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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