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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감옥궁전 SOS' 두바이 공주, 이번엔 "언니 납치 재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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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두바이 통치자의 딸 셰이카 라티파 알 막툼(35) 공주가 '감옥 궁전'에 갖혀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영상.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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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샴샤 공주의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이 그녀를 자유롭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감옥 궁전에 갇혀있다'고 폭로했던 두바이 통치자의 딸 셰이카 라티파 알 막툼(35) 공주가 이번엔 영국 경찰에 이 같은 편지를 통해 21년 전 언니 납치 사건을 재수사해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라티파 공주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1) 아랍에미리트(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의 30여명 자녀 중 한명이다.

25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라티파 공주가 작성한 편지가 최근 친구를 통해 영국 케임브리지셔 경찰에 전달됐다. 21년 전 케임브리지 거리에서 벌어진 언니 샴사(당시 18세)의 납치 사건을 재수사해 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이다.

라티파 공주는 편지에서 두바이로 다시 끌려온 언니를 묘사한 그림과 함께 "재판도, 기소도 없이 그녀는 연락 두절 상태이며 발에 매를 맞았다"고 썼다. 재미있는 점은 편지에 쓰인 작성일이 실제 작성일과 다르다는 점이다. 편지엔 2018년 2월 쓰였다고 돼 있지만, BBC는 이 편지가 실제로는 미국으로 도피하려다 붙잡혀 감금 생활을 하던 2019년에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외부와의 소통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실제 날짜를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경찰은 2001년 샴샤 공주 납치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지만, 담당 경찰의 두바이 방문 제한으로 수사가 좌절됐다. 이후 2018년에도 영국 경찰은 수사 기록을 재검토했으며, 2020년 고등법원 판결 이후 본격적인 재조사가 진행됐다.

케임브리지셔 경찰 측은 이 편지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재조사와 관련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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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크 알 막툼과 부인 하야 왕비가 영국에서 승마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하야 왕비는 이후 영국으로 망명했다. 남편의 자신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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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BBC는 지난 16일 다큐멘터리 '사라진 공주' 영상을 통해 라티파 공주가 외부 접촉을 차단당한 채 '감옥' 같은 곳에 인질로 잡혀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 2018년 아버지를 피해 미국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힌 뒤 갇힌 신세가 됐다.

라티파 공주는 욕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웅크리고 앉아 낮은 목소리로 셀카 SOS 영상을 촬영했다. 그는 "지금 나는 감옥 궁전(jail mansion)에 갇혀 있다"며 "5명이 넘는 경호원들이 나를 감시하고 있으며 '잘못하면 다신 태양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한다"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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