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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20년만에 최고치' SK하이닉스…제2의 삼성전자 신화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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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주가가 20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극자외선(EUV) 스캐너 장비에 투자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이번 투자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25일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만2500원(9.19%) 오른 1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4만9500원까지 오르며 상승폭을 10%까지 확대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5만원에 근접한 것은 지난 2000년 11월(당시 현대전자, 주가 환산 적용) 이후 약 20년 만이다.

EUV 장비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공정 양산 대응을 위한 EUV 장비 확보를 위해 네덜란드 ASML사와 약 4조7549억원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는 전체 자산총액(2019년 말 기준) 대비 7.3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SK하이닉스의 계약 상대방 ASML의 주가 역시 나스닥 시장에서 18.94달러(3.29%) 오른 595.01달러에 마감했다.

EUV는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넣는 노광 공정에 활용된다. 기존 불화아르콘(ArF) 광원에 비해 파장의 길이가 14분의 1 미만으로 짧다. 그만큼 회로를 더 얇고 세밀하게 그릴 수 있어 반도체 미세화 공정의 핵심으로 불린다. 특히 노광 공정 횟수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축소할 수도 있다.

현재 EUV 노광기술을 활용해 반도체를 제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다. 이들 업체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제조공정에 EUV 장비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나노 4세대 D램에도 EUV 공정을 적용해 양산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개최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UV 스캐너 장비 관련해 수년 전부터 도입을 계획하고 있었으며 개발 양산 계획에 따른 확보에 대해 장비 공급사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었다. EUV 노광 장비는 4세대 10나노 D램(1a)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며 더욱 미세화된 5세대 10나노 D램(1b)에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공시는 SK하이닉스 주가에도 긍정적"이라면서 "특히 SK하이닉스 실적의 가격(P), 수량(Q), 비용(C) 중 C 측면에서 D램 공정 일부의 패터닝(patterning) 속도를 앞당기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조원에 달하는 예산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4조7549억원을 5년 간 취득 시마다 분할해 지불하는데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SK하이닉스의 EBITDA는 최근 6개월 동안 7조 원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현금 흐름이 활용되는 분야는 인수합병(M&A), 설비 투자, 배당 등인데 M&A의 경우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며 한 획을 그었고, 설비 투자의 경우 EUV 노광 장비 공급 계약을 통해 방향성이 뚜렷해져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 일부 비아홀(쌓아놓은 각 층을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뚫은 구멍)에 EUV를 적용했을 때 이론적 원가를 20% 수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배선 레이어에 추가로 도입했을 때는 추가로 3% 수준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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