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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英·이스라엘의 교훈…백신접종 뒤 확진자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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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접종 2주 뒤 18일간 증가세

접종 직전 3.6배…"방역소홀 안돼"

아시아경제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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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한국이 26일 전 세계에서 102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영국의 선례를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신 접종 개시가 자칫 방역 소홀의 계기로 이어지면 코로나19 상황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이스라엘은 지난 24일 기준 국민 53.1%가 1차 또는 2차 접종을 마쳤다.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국인 영국은 지난해 12월8일 접종을 시작한 후 현재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접종률이 세 번째로 높다. 23일 기준 26.9%로, 국민 4명 중 1명은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한 번 이상 맞았다.


이스라엘과 영국은 백신 접종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자 봉쇄 조치 완화 카드를 꺼냈다. 이스라엘은 지난 21일부터 모든 시민에게 쇼핑몰, 시장, 도서관 등 상업·공공시설을 개방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적용한 봉쇄 조치를 두 달여 만에 마치며 일상 회복에 한걸음 다가선 것이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시민은 일종의 증명서인 ‘그린패스’를 발급받으면 헬스장, 수영장, 실내외 문화공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영국도 최근 점진적 봉쇄 완화 계획을 밝혔다. 접종자 수가 1700만명을 넘어서자 다음 달 8일부터 등교 재개를 골자로 하는 1단계를 시작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오는 6월까지 봉쇄 조치를 전면 해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방역 완화 조치를 섣불리 적용하는 등 백신 접종 시작이 곧바로 방심의 신호탄이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데 2주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첫 접종일 2주 뒤인 지난달 2일 4174.8명부터 17일 6974.7명까지 역설적이게도 1주간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1.7배 이상 급증했다. 접종일 전날 1950.5명과 비교하면 3.6배 수준이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첫 접종일 2주 뒤인 지난해 12월22일 3287.47명에서 18일 동안 꾸준히 오르며 1월9일 6169.27명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방역 수칙 준수가 느슨해진 점도 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만 그것으로 코로나19가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굉장히 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목표대로 진행하려면 코로나19의 유행이 적절하게 통제돼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이날 250만명을 넘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망자는 251만8216명으로 이 가운데 미국이 20%, 브라질이 10%를 차지한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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