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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일런 머스크도 어쩔 수 없는 '반도체 공급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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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커트 시버스 NXP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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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를 못구해 테슬라가 22~23일 양일간 공장을 돌리지 못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4일(현지시간)에는 공장이 재가동됐다고 일런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공장 가동 중단의 원인은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에 반도체를 주로 공급하고 있는 곳은 네덜란드 필립스에서 분사되어 나온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NXP인데, 이 회사 역시 반도체 공급일정이 향후 2~3분기 정도까지 매우 빠듯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의 공장가동 중단이 언제 다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한국시간 26일 오전 6시 36분께 일런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을 통해 "프리몬트 공장이 부품 부족으로 2일간 문을 닫았다가 어제(현지시간 24일)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리몬트는 테슬라의 공장이 있는 실리콘밸리의 도시 이름이다. 테슬라는 이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3와 모델Y 등의 두 모델을 만들고 있고, 연간 50만대 정도가 최대 생산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입수했는데, 여기에는 "최근 부품 공급 문제를 겪고 있고, 이 시기를 틈타서 프리몬트 공장을 몇 일 동안 가동중단 시킨 뒤 장기 업그레이드와 점검을 하기로 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메일의 주된 취지는 가동중단 사태가 끝나고 나면 더 많은 차량들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도록 준비하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의 문제로 인해 테슬라의 제품생산에는 당분간 먹구름이 끼게 됐다.

반도체 수급 불안은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이미 1월부터 테슬라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과 항구에서의 반도체 입하 문제 등을 겪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테슬라에는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가고 있는데, NXP 삼성전자 인피니온 등이 주된 공급회사들이다. 그 중 NXP가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로는 세계 1위이며, 테슬라에도 상당한 양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커드 시버스 NXP CEO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앞으로 2~3분기 정도 동안은 공급이 매우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NXP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과 텍사스 오스틴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오스틴 공장의 한파 및 전력공급 중단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인피니온을 비롯해 NXP까지 모두 텍사스 오스틴에 공장을 두고 있다.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받고 있는 회사들은 테슬라 뿐만은 아니다. 폭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GM 포드 등이 감산과 공장 생산량 조절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반도체 회사들은 한파와 전력 중단으로 힘들어 하면서도 실적 상으로는 좋은 기록들을 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NXP의 경우 2020년에는 매출액이 3% 하락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26% 상승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의 매출액은 1분기에만 20% 중반대의 상승폭이 나타날 것이라고 NXP측은 밝혔다. 이처럼 매출이 상승한다는 것은 판매물량 증가 뿐만 아니라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테슬라 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 가격을 오히려 낮추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당분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실적에서 수익성 또한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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