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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슈 국내 백신 접종

이경순씨는 왜 사실상 '백신 1호 접종자'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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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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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을 맞고 있는 이경순씨/사진=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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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의 첫걸음인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이 26일 오전 전국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403일 만이다. 1차 접종은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자는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 접종을 맞은 이경순씨(61)다. 방역당국은 본래 공식적으로 백신 접종 1호를 따로 두지 않으려 했다. 전국에서 동시에 오전 9시에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씨가 15분 앞당겨 접종을 하면서 사실상 1호 접종자가 됐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이씨가 예정 시작 시간(8시30분)보다 20분 정도 빨리 도착하고, 취재진들이 많아 이씨가 긴장한 탓에 접종을 예정보다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노원구가 이씨를 첫 접종 대상자로 선정한 이유는 그가 근무하는 요양원에서 두 달 전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긴장감으로 20분 일찍 온 이경순씨... 국내 첫 백신 접종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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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이경순씨(61). 대기장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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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노원구 소재의 한 요양원에서 4년간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예진 시간인 오전 8시30분보다 20분 더 빨리 보건소 접종장에 도착했다. 그는 "긴장감에 차라리 빨리 접종장에 도착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백신을 먼저 맞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첫 백신 접종이라 설레고 긴장되지만 백신 덕분에 앞으로 불안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같은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20여명의 요양보호사들이 오늘 함께 접종을 맞을 것"이라며 "첫 날 백신을 맞는다고 생각하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씨는 대기장에서 이어 도착한 같은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2,3호 접종자들과 얘기를 나누며 긴장을 푸는 모습이었다.

이씨가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 보건소도 분주히 움직였다. 오전 8시15분부터 보건소 2층 접종대기 장소에서 보건소 직원은 발열체크와 문진표 작성을 도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예상보다 더 빨리 접종장에 도착했다.


접종 시작에 분주해진 보건소...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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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전 예진을 받고 있는 이경순씨/사진=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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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표 작성 시각이었던 8시 30분, 취재진들이 몰려들자 이씨는 더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접수를 마치고 당초 예정 시간보다 15분 빠르게 예진에 들어갔다.

예진을 받으며 이씨는 "지난해 폐렴 예방접종을 받은 것 밖에 다른 접종은 받은 적이 없다"며 "다른 알레르기 증상은 없었다"고 했다. 예진을 진행한 의사는 청진기를 이씨의 가슴과 등에 대고 "많이 긴장되시나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전 8시45분, 이씨의 접종이 진행됐다. 접종을 위해 반팔티를 입은 이씨는 반팔 소매를 걷었다. 이씨는 취재진을 향해 긴장된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간호사는 이씨의 팔에 솜을 문지르고 AZ 백신을 주사했다.

접종을 끝낸 이씨는 "다른 백신 주사와 같이 크게 아프지는 않았다"며 "이제 백신까지 접종했으니 앞으로 코로나19에 걸릴까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맞고 나서 특별한 반응도 없었고 컨디션도 최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국민이 빨리 백신을 맞아 모두 함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라며 "마스크를 벗고 가족들과 함께 편하게 지내고 싶다"라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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