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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BTS는 코로나”…독일 방송사, 방탄소년단 막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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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 ‘픽스 유’ 공연 신성모독” 등 막말

팬들, 진행자·방송국 상대 '인종차별' 비판

헤럴드경제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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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독일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한 데 대해 해당 방송사가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문에서 “진행자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는 등의 사태를 두둔하는 취지의 표현을 써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독일 라디오 바이에른3의 진행자인 마티아스 마투시크(Matthias Matuschik)는 25일(한국시간) 방송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MTV 언플러그드(Unplugged) 공연에 대해 막말을 동원하며 혹평했다.

MTV 언플러그드는 미국 음악전문방송인 MTV의 어쿠스틱 사운드 기반 라이브 프로그램이다. 너바나, 밥 딜런, 오아시스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이 무대에 섰다. BTS는 24일 방영된 MTV 언플러그드 무대에서 한국 가수로서는 최초로 공연했다.

마투시크는 해당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이 콜드플레이(Coldplay)의 ‘픽스 유(Fix You)’를 부른 것에 대해 ‘신성모독’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이것 때문에 앞으로 20년 동안 북한에서 휴가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논리없는 악담을 퍼부었다.

그는 또 “방탄소년단(BTS)은 코로나19(COVID-19)와 같은 줄임말이다. 이들로부터 치유해 줄 백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마투시크는 그러면서도 한국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 보이밴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해서 내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을 가졌다고 할 순 없다”면서 “난 이미 한국에서 나온 아주 멋진 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BTS가 실제로 MTV 언플러그드에 나왔다는 것이다. 보이밴드가 ‘언플러그드’(인위적으로 가공된 음 없이 공연하는 것)에 나왔다는 것부터가 역설적”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24일 ‘MTV Unplugged Presents: BTS’ 방송에서 지난해 11월 발매한 ‘BE(Deluxe Edition)’의 타이틀곡 ‘Life goes On’, 지난해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Dynamite’를 포함해 팬들을 위한 깜짝선물로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를 불렀다. 이에 대해 원작자 콜드플레이는 SNS에 한글로 ‘아름다운 @bts’라는 말을 이례적으로 남기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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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가 공식 SNS에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고 남긴 글. 한글로 '아름다운 bts'라고 쓰여 있다. [콜드플레이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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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송의 인종차별 막말이 전해지자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A.R.M.Y)’는 즉각적인 분노를 표시했다. 이미 원작자로부터 지지를 받은 무대를 ‘신성모독’으로 표현한 것은 물론, 방탄소년단을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표현한 점 등 방송 진행자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할 수 없는 발언들이 쏟아진 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아미는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통해 #RassismusBeiBayern3, #Bayern3Racist 등의 해시태그를 걸고 해당 진행자의 인종차별 발언을 알렸고, 'Wir sind gegen Rassismus(우리는 인종차별을 반대합니다)'라는 독일어 문구로 미투시크의 발언에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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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라디오 방송 바이에른3의 진행자인 마티아스 마투시크가 방탄소년단에 한 말을 영어로 해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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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불거지자 바이에른3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바이에른3 측은 “마투시크는 BTS가 ‘픽스 유’를 커버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일 뿐”이라며 “그러나 그의 발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인종주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진은 사과문에서 “그(마투시크)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며 “진행자가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고 솔직히 표현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성격”이라는 등의 인종차별을 두둔하는 취지의 표현을 써 팬들의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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