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원화값 하루만에 16원 급락…"1140원대까지 떨어질 수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미국 국채 금리 급등 효과로 달러당 원화값이 하루 만에 16원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자금이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이 원화값 급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원화값이 114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107.8원)보다 15.7원 떨어진 112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화값은 전날 종가보다 12.7원 급락해 1120.5원에 개장했다.

원화값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간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점이 꼽힌다. 간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1.6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상황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도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파월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연준 물가 목표에 도달하려면 3년은 걸린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훼손되며 이날 코스피는 2.8%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8000억원, 1조346억원어치를 팔았다. 주식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값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달러 약세 기조에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들 선호도가 높은 점도 그동안 원화 강세 요인이었는데 저금리와 달러 약세 기조라는 조건이 흔들리면서 원화값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장엔 수출 업체들의 대규모 네고 물량(달러 매도)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네고 물량이 엄청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미동도 안 했다"며 "달러를 다 받아내고 사서 원화값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안정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달러당 원화값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하루에 15원 가까이 급락하는 일이 드물어 '국채 금리 쇼크'라고 봐도 될 정도"라며 "원화값은 다음달까지 1140원 아래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