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TK패싱에 짓밟힌 대구경북...권영진 시장 “대통령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정한 기자(=대구·경북)(binu52da@naver.com)]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TK패싱 논란이 이젠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TK패싱과 더불어 지역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6일 새벽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는 제목으로 민주당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행보와 신공항 논란, 그리고 TK패싱과 더불어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프레시안

▲26일 새벽 권영진 대구시장이 <문재인 대통령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페이스북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표출된 이런 권 시장의 불만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단순히 신공항 건설 논란 하나에 그치지 않고 여당·야당의 정치적 갈등과 더불어 지역 간 갈등으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권 시장의 불만은 지난 25일 문 대통령의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 후 표출된 것이라 그 파장은 상상이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엄청난 고통을 겪어 왔다. 무너진 지역경제에 이어 지역민심 또한 아주 민감한 현실이다. 당연히 정부에 대한 불만도 더불어 커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에서는 권 시장의 페이스북 글을 중심으로 정치권에 대해 “잘했다” VS “잘못했다”란 평가가 엇갈리며, 지역내 시·도민들 간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권 시장의 불만표출에 “속이 시원하다”,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 “잘했다. 대구경북은 안중에도 없다” 등 권 시장을 응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지금껏 지역 정치인들이 잘한 게 뭐 있나?”, “지역 정치인들이 무능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등 TK패싱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지역민들의 감정을 부추기는 권 시장의 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지역의 한 원로는 “권 시장의 입장이 틀린 말은 아닐지라도 아무런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불만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토로하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은 국회 소위원회 문턱도 못 넘고 물 건너갔다. 그 전에 지역 정치권에서 사활을 걸어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갈등을 이어가서는 안 된다. 권 시장의 답답한 심경은 이해하나 이런 선동적인 표현은 오히려 갈등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역 정지계가 자성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더 이상 패싱당하지 않기 위해 대안을 찾고 모든 걸 걸고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영진 시장이 작성한 페이스북 글은 현재 200여개가 넘는 댓글과 60회 이상 공유되며,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은 26일 권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의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임시장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사퇴함으로써 혈세 수백억 원을 허비하면서 치르는 부끄러운 선거입니다.

당소속 단체장의 문제로 보궐선거가 생기면 공천하지 않겠다고 대통령님께서 당대표 시절 국민께 하신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후보를 공천하는 염치없는 선거입니다.

이처럼 부끄럽고 몰염치한 보궐선거를 이기려고 4년 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된 국책사업인 김해 신공항을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사실상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보궐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비열한 매표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오죽하면 공항 건설의 주무부처인 국토부조차 가덕도 신공항 예산을 최소 12조 8천억에서 28조 6천억으로 추산하면서 지반침하와 공역 중첩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하였고, 법무부도 적법절차와 평등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하겠습니까?

영남권 신공항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처음으로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가덕도를 선호하는 부산과 밀양을 선호하는 나머지 4개 지역 간 갈등으로 지지부진하다가 2015년 1월 영남권 5개 시도 단체장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김해로 결정되었습니다. 따라서 김해 신공항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공항이 아니라 1300만 영남권 전체를 위한 공항이라는 사실은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김해 신공항에 문제가 있다면 영남권 5개 시도의 민주적 논의와 합의를 다시 모아야 하는 것이 순리임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을 완전히 배제한 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정히 그러려면 형평성에 맞게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이라도 함께 제정해 달라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간절한 호소마저 선거의 유불리를 따져 외면하는 것은 대구경북 패싱을 넘어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는 무도한 일입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만 이길 수 있다면 대구경북쯤은 버려도 된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통령님께서는 관련부처 장관들을 대동하시고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를 직접 찾아가셔서 가덕도 신공항 매표행위에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오해를 자초하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박정한 기자(=대구·경북)(binu52da@naver.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