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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주사기로 코로나19 백신 1병당 접종인원 1~2명 확대, '세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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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부가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를 활용할 경우 코로나19 백신 1바이알(병)당 접종인원을 현장에서 1∼2명 늘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백신 1병당 접종인원 수가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세계 처음이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7일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최소 잔여형 주사기(Low Dead Space·LDS)’를 활용할 경우 화이자 백신의 1병당 접종인원은 6명에서 7명,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인원은 10명에서 11∼12명까지 늘려도 무방하다는 내용을 담은 ‘예방접종 실시방법’을 전국의 접종 현장에 배부했다. 백신 1병당 표준 접종인원은 화이자 6명, 아스트라제네카 10명으로 정해져 있다.

특수 주사기를 이용해 백신 1병당 접종인원을 늘리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사례다. 접종을 담당한 간호사의 숙련도에 따라서는 한정된 백신으로 접종인원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경향신문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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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배부한 공문에서 “최소 잔여형 멸균 주사기 사용시 1바이알당 접종 권고 인원수에 대한 접종 이후 잔여량이 남게 되면 폐기량 감소를 위해 잔여량으로 추가 접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주사기로도 불리는 최소 잔여형 주사기는 버려지는 백신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스톤과 바늘 사이의 공간이 거의 없도록 제작된 특수 주사기다. 이 주사기는 버려지는 약물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값이 비싸거나 생산량이 부족한 치료제를 더 많은 이들에게 투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의 복수 의료기기 업체가 생산 중이며, 두원메디텍과 신아양행이 질병청에 납품했다. 풍림파마텍은 미국 수출을 앞두고 정부에 주사기를 기부한 바 있다.

정경실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접종인력의 숙련도에 따라서는 화이자 백신 1병에서 6명분이 안 나올 수도 있고, 6명분 이상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폐기량을 상쇄하고 감소하는 차원에서 잔여량을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반장은 “단, 정해진 1회 접종량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각 병에서 남은 잔량을 모아서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지”라며 “잔여량 접종은 현장 상황에 따라서 판단해야 하고, 잔여량 접종 자체가 의무사항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실시된 화이자 백신 첫 접종을 참관하면서 “동결된 화이자 백신이 해동되면 0.45cc 정도가 있고, 여기에 1.8cc의 생리식염수를 섞으면 총량이 2.2cc가 되는데 1회 접종 용량을 0.3cc로 하면 7인분이 나온다”고 설명하면서 접종인원 확대 방법을 이날 검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이자 백신은 원액에 1.8cc의 식염수를 섞어 만들고 0.3cc씩 접종하게 되어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7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제약사별 계약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3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고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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