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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램지어 위안부 논문, 아동 성매매 정당화"…세계 경제학자들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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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전 세계은행 수석 포함 2305명 학자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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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8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한 시민이 '위안부 망언' 논문을 작성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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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B)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석학을 비롯해 세계 경제학자 2305명이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쓴 위안부 논문이 아동 성매매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지난해 3월까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피넬로피 골드버그 예일대 교수 등 2305명의 경제학자들은 26일(현지시간) 인터넷에 램지어 교수 논문을 규탄하는 성명문을 공개했다.

성명문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 내용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펼친 주장이 "아동 성매매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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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크 램자이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사진제공=하버드대 로스쿨 홈페이지




램지어 교수는 문제의 논문에서 '오사키'라는 열 살짜리 일본 소녀가 성매매 계약을 체결한 사례를 언급했다. 램지어 교수는 오사키의 전시 성매매 계약이 자발적이고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이 사례를 토대로 소녀와 여성들이 임금을 충분히 지급받고 자발적인 계약에 임한 것이 위안부라고 주장했다. 또 매춘업자와 예비 매춘부 간의 이같은 계약 행위에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접목시켜 설명했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300엔을 선불로 받고 보르네오 섬에 간 소녀의 사례를 들어 위안부가 매춘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램지어 교수는 이 소녀가 "이런 종류의 일이라고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를 데려왔다"고 증언한 사실은 논문에 넣지 않았다.

성명문은 램지어 교수를 향해 "근거가 없는 역사적 주장을 하기 위해 경제학 언어를 사용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성명문은 하버드대의 앤드루 고든 교수와 카터 에커트 교수의 지적대로 램지어 교수의 인용 자료 중 한국인 위안부 계약서는 전무하다고도 지적했다.

램지어 교수는 최근 동료인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에게 "조선인의 계약서는 갖고 있지 않다"며 자신이 사례를 잘못 인용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석 교수는 이 사실을 이날 시사주간지 뉴요커 온라인판 기고문에서 밝혔다.

성명문은 성매매 계약이 성립됐더라도 여성이 자발적으로 계약에 임했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1896년 이후 일본 민법에서는 20세 미만은 스스로 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돼 있다. 램지어 교수가 예로 든 오사키 사례 역시 1896년 이후 발생한 사건이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위안부 여성들이 언제든 그만둘 수 있었고 합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성명문은 이 주장 역시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1996년 유엔 보고서에 기록된 피해자들의 증언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도망치려 시도했지만 며칠 만에 잡혀 잔혹한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 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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